발행일
2025-11-26 11:10 (수)

[의정칼럼]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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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 강원도의원
▲ 최종수 강원도의원

농산물 가격은 수급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공급과잉은 가격폭락을, 공급부족은 반대로 가격폭등을 일으킨다. 풍년으로 수확이 늘어나면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농가소득이 되레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이른바 ‘풍년의 역설’이 작용하는 셈이다.

농산물 유통구조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구조는 △생산자 △농업협동조합 또는 산지유통인 △도매시장 △중도매인 △소매상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중간 유통 단계가 많은 특징을 지닌다. 당연히 물류비용이 상승하는 구조다.

아울러, 농산물의 출하 또한, 개별 농가 중심이 많고 농업협동조합이나 영농조합 등 산지 조직화는 일부에 한정돼 있는 구조적 문제를 지닌다. 달리 말하자면, 농산물 유통과정에서 도매인과 중도매인에 의한 가격 결정이 심화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농산물의 수급에서 생산자는 싼값에, 소비자는 비싼가격에 구입할 수 밖에 없고, 도매인과 중도매인들이 가격을 좌지우지하면서 생산자는 가격 결정에서 늘 뒷전으로 밀려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강원도가 대표적인 주산지로 지난해 기준 전국 생산량의 95.2%와 32.9%를 각각 차지한 고랭지배추와 감자를 예를 들어보겠다. 이들 농산물의 유통경로는 크게 4가지 구조다. 농업협동조합을 통한 계약 재배 출하와 계통 출하를 비롯해 개인의 도매시장 출하와 포전거래((圃田去來·산지유통인) 방식으로 압축된다. 이 중 개별 농가에서 출하하는 농산물은 단연코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된다. 특히, 필자의 지역구인 평창군의 경우 개인 출하 중 포전거래 방식으로 출하되는 무·배추와 감자 물량은 전체의 60%와 40%를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포전거래는 가격 폭락기에는 헐값에, 폭등기에는 중간상인이 폭리를 취하는 등 거래 가격을 왜곡시킬 수 있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처럼, 생산자인 농민이 약자가 되는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웃 나라인 일본의 농산물 유통구조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제언을 한다.

일본은 전체 생산된 농산물의 80% 이상을 농업협동조합을 통해 유통하고 있는 등 산지조직화가 매우 발달돼 있는 구조다. 일본 농업협동조합은 아울러, △생산지도에서부터 △수집 △선별 △판매에 이르기까지 통합 관리하고, 전국 도매시장의 월(月)·주(週)·일(日)별 농산물 출하 물량과 가격을 주기적 또는 실시간 파악하면서 적시적소 출하 등 농산물 공급과 가격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강원도에서 생산·출하되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기존의 개별 농가 출하 중심에서 강원 전체를 아우르는 농업협동조합 중심의 산지 조직화를 통한 농산물 유통 비중을 현격히 높여야 한다. 이렇게 하면 농산물 대량 생산 및 출하는 물론 규격화와 브랜드화의 장점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농업협동조합이 전국 도매시장 농산물 공급망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전국 각 도매시장별 농산물 수급과 가격대를 실시간 파악해 공급이 부족하거나 가장 비싼 거래가가 형성되는 지역의 도매시장에 출하할 수 있도록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해야한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도 3년차에 접어들었다. 강원도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범적으로 농업협동조합 중심의 농산물 산지화는 물론 전국 각 도매시장에 대한 공급 및 물류·유통망을 갖춤으로써 농산물 제값받기 등 농업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예산적 지원에 선제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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