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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기후변화로 설 자리 잃은 겨울 축제

김종석 기상청장

데스크 2020년 01월 22일 수요일 8 면
▲ 김종석 기상청장
▲ 김종석 기상청장
겨울 축제는 내 아이가 감기라도 걸릴까 노심초사하는 부모들이 유일하게 강추위 속에 즐기는 것을 허락한 곳이다.이처럼 아이들에게는 가족들과 함께 더없이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겨울 축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한참 겨울 축제가 진행돼야 할 요즘 겨울답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휘청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육성 축제로 지정되기까지 한 화천 산천어 축제는 때 아닌 포근한 기온에 축제장의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아 개최일을 일주일 연기했다.하지만 그 사이 6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얼음 낚시터와 눈썰매장 등이 유실돼 개막일을 무려 3주 가량이나 미뤘다.

이상 고온으로 인한 피해는 비단 화천만의 일이 아니다.인제 용대리 황태덕장은 따뜻한 기온에 황태가 썩을 것을 염려해 널지도 못했고 평창 용평리조트는 인공 눈을 충분히 만들 수 없어 최상급 슬로프를 열지 못했다.

이는 최근 동아시아 부근 대기 상층에서 동서로 빠르게 흐르는 냉기류인 한대제트가 평년보다 북쪽으로 올라가 차가운 대륙 고기압으로부터 우리나라로 내려오는 찬 공기의 흐름을 막아버리는 바람에 올 겨울 기온이 평년에 비해 약 2도 가량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세계기상기구(WMO)는 기후변화로 인해 미래 세대가 기온 및 해수면 상승,극한 날씨,물 부족,생태계의 붕괴 등 중대한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우리는 범세계적인 이상기후의 적신호 안에서 겨울 축제들의 연이은 지연과 같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살펴봐야 한다.

강추위와 지형 조건을 경쟁력으로 삼아 지역 경제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강원도내 겨울 축제는 기상 상황에 의존하는 특성 때문에 이상 고온이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개최 시기 연기와 중단 등의 위기를 겪었다.이로 인해 축제를 성황리에 운영하기 위해 분주했던 관계자들은 물론 지역에서 숙박업소와 식당 등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특산품 판매를 위해 축제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던 지역 주민들의 혼란이 불가피했다.

WMO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미 지구 온실가스 농도가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오랜 기간 쌓인 크고 작은 기후 변화의 징후들이 지금까지는 경고였다면 이제는 실제로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환경은 지금보다 더 빠르고 가파른 곡선을 그리며 변화할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기후변화 곡선의 기울기를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

남은 겨울 동안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때때로 찬 공기가 내려와 겨울 추위를 느낄 수 있겠지만 축제들이 연기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의 대응 체계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기상청은 기후 변화의 징후들을 반영해 집중 호우,대설 등 극한의 기상 현상에 대한 정확도 높은 예보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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