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명경대’에 ‘정암사 수마노탑’을 주제로 칼럼을 쓰면서 1000년 고탑의 국보 승격을 기원했는데,드디어 정선군민과 강원도민이 고대하던 ‘꿈’이 이루어지게 됐다.문화재청이 최근 모전석탑(석재를 벽돌형태로 가공해 쌓은 탑)으로 조성된 진신사리 봉안탑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수마노탑을 국보로 지정 예고한 것이다.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통과하게 되면 지난 1964년 보물로 지정된 지 56년만에 국보로 승격하게 된다.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정암사에 세워진 수마노탑은 석회암지대의 특성을 반영한 고회암으로 제작됐다.지난 1972년 실시된 해체보수때 탑의 건립이유와 수리기록 등을 적어넣은 ‘탑지석(塔誌石)’이 발견됐는데 이는 한국 조탑 기술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인정받고 있다.특히 탑지석을 통해 보수시기와 범위, 공사기간, 참여인원 등 세부적인 기록을 알 수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같은 문화재의 위상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은 번번이 실패했다.정선군과 정암사는 지난 2011년과 2013년 승격을 추진했지만 ‘지정 가치가 미흡하다’는 문화재위원회 결정으로 잇따라 부결되자 굴하지 않고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수마노탑 가치 연구에 대한 4차례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탑의 가치를 알리는데 공을 들였고, 정암사 정밀 발굴조사를 통한 역사적 고증작업도 병행했다.

신도와 불자뿐만 아니라 정선군 9개 읍·면 주민,100여 개 지역 사회단체들이 서명운동을 벌이며 한 마음으로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에 힘을 보태 결국 ‘2전3기’의 도전 끝에 국보 승격의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수마노탑이 다음달 국보로 승격되면 지난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정선아리랑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정선군은 유·무형 문화재를 모두 갖추게 되는 만큼 ‘국보급 역사도시’로 변신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야한다.

진종인 논설위원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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