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정전반에 걸친 대통령의 입장과 소신 향후 정부의 추진계획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혔다. 국민의 정부 출범후 3년동안의 공과와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어려운 현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과제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내용이었다. 2시간동안 TV로 현장중계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 것은 역시 경제문제였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어렵고 국민들의 삶이 궁색해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김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능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닥쳐온 환란으로 국가경제가 사상초유의 위기에 봉착했으나 정부의 적극적 대처와 국민의 협력으로 이를 극복했고 4대부문 개혁작업을 추진하면서 허약한 우리 경제 체질강화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4대부문 개혁이 완전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개혁의 테두리를 완성했으므로 마무리 작업을 차질없이 추진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생기고 차질이 빚어져 국민 부담이 늘어나고 고통이 커진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각 부문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각계 각층 국민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그들이 바라는 국정의 개선방향을 현장에서 직접 챙겼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아울러 국민이 무엇을 궁금해하고 어떤 일에 불만이 쌓여있는지를 여과없이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다시 1백만명에 육박하는 실업자 문제,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하소연, 저소득 소외계층을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의약분업, 농가부채, 붕괴되는 교육현장 등 국민생활과 직접 관련된 문제점들이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되었다.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 대북정책 등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과 우려의 시각도 전달되었다. 구태를 벗지못하는 정치권의 한심한 작태에 대해 질타의 목소리와 개혁 요구도 있었다.

국민들의 입에서 바로 쏟아져나온 말들에 대해 김대통령은 혹은 해명하고 혹은 설득하고 혹은 정부의 잘못을 시인하면서 개선 보완 등 적절한 조치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가 국민의 고통을 말로 위로하고 국민의 우려와 의혹을 해명하는 수준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국민과의 대화에서 챙긴 밑바닥 목소리들을 국정에 반영하고 적극 실천에 옮겨 가시적 성과를 보여줄 때 국민이 정말로 정부를 믿고 희밍을 갖게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