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심는 철이다. 해마다 식목일을 전후해 공무원 학생 시민단체들이 산과 들에 나무를 심고 가꾼다. 올 식목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전국 방방곡곡의 수많은 인원이 나무심기에 동원된다. 지역별 지형과 토질 기후에 맞는 다양한 수종들이 심어지고 이를 관리 보호하는 작업이 뒤따를 것이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 해마다 발생한 산불로 황폐화한 영동지역 백두대간에 집중적인 나무심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산불 피해지를 복원하는 일이 목전의 과제로 떠오른 강원도에 올 나무심기 철은 타지역에 비해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동부지방 산림관리청이 추진하고 있는 영동지방 산불피해지역 복원작업은 그 규모와 범위가 엄청나서 말 그대로 역사(役事)라 할 수 있다. 오늘부터 이달 말까지 873ha의 산림피해 지역에 29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이다. 산림복원을 위한 조림이 171ha, 경관조림 46ha,경제수 조림 702ha, 송이 생산지 복원조림 125ha 등이다. 이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이 21억여원에 이른다. 산불이 재발할 우려가 있는 지역엔 황벽나무 들메나무 산벚나무같은 산불에 견디는 힘이 강한 수종을 선택해 심을 것이라고 한다. 고성 삼척 등 송이 생산지역에는 특수처리해 기른 소나무 묘목 62만5천그루를 심어 빠른 기간내에 송이밭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나무심는 철에 이처럼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조림사업을 지켜보면서 심는 일 못지않게 가꾸고 보호하는 일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특히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일어나는 영동지역 산불로 애써 가꾼 소중한 산림이 삽시간에 잿더미가 되는 현상은 참담할 지경이다. 산림자원의 소실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도 그렇지만 복구를 위해 쏟아붓는 막대한 예산과 사회적 비용을 생각하면 산불예방에 대한 범도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더구나 상당부분의 산불이 방화범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 도가 최근 산불예방과 방화범 검거를 위해 최고 1천만원의 포상금까지 걸게 된 사정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 3일 산림청은 우리나라 산림 643만ha가 1년동안 제공한 직접혜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5천억원이 넘는다고 발표했다. 대기정화, 수원함양, 토사유출방지, 산림휴양기능, 야생동물 서식기능 등 간접적 공익기능까지 계산하면 연간 50조원의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림으로부터 이만큼 큰 혜택을 받으면서도 국민 한사람이 연간 나무를 심는 양은 2.6그루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무심고 가꾸는 일의 중요성을 함께 느끼고 한 그루라도 더심는 식목일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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