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전반기에 실시되는 지방선거와 연말 대선(大選)을 겨냥한 출마 예상자들의 심상찮은 움직임에 따른 지방 정·관계의 '편 가르기 현상'은 정말 한심스럽고 걱정되는 일이다. 특히 여권 내 이른바 차기 대권 후보군이 강원도를 방문할 때마다 계파와 친소(親疎)를 따져가며 행사에 참석 혹은 불참하거나 또는 의도적 줄서기를 하고, 일부에선 노골적인 공천 헌금 얘기까지 나오는 등 불법 및 조기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으니 앞으로 1 년 이상 남은 선거가 과연 어떻게 치러질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우리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중앙정당과 일부 입지자들의 특정한 의도와 목적에 따라 전 도민을 '내 편' '남의 편'으로 가르고 '내 사람' '남의 사람'에 의해 대접하는 정도가 다르며, 그리하여 이쪽 저쪽으로 갈라진 사람들 간에 벌어지는 상호 불신 반목 시기 질투 그리고 이로 인한 전 주민의 사분오열 현상이 이 사회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강원도의 인적 에너지 소모를 심화시킬 것이란 점이다. 이렇게 돼서야 되겠는가. 전 도민이 한 마음으로 합쳐 '변화의 새 바람'에 맞는 '강원도 세상'을 만들어 가도 시원찮은 판에 '나는 이 사람 편' '너는 저 사람 편' 하는 식으로 중앙 입지자의 "여기 붙어라, 저기 붙어라" 식 노골적이고도 의도적인 독촉 채근 권면에 놀아나는 형편이라면 문제다.

특히 우리는 도내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편 가르기' 행위에 심한 자괴감을 갖는다. 어떤 인물은 양다리를 걸치고, 또 어떤 인사는 특정 입지자 사람으로 분류되고, 그리하여 상호 정치적 오해로 인간적 배신감과 눈총을 받으면서, 사조직을 확대·재생산하면서 서로 견제하고 눈치를 살피는 형국으로 치닫는다면 과연 이런 행태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부 고위 공직자와 지역 유력 인사들의 이런 노골적 정치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요, 범법이라는 점에서 당장 그만 두는 것이 본인과 지방행정 및 지방 선거문화 발전에 도움될 것이다.

다가오는 두 차례의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공명정대하게 치러져야 한다. 전국적으로도 그래야 할 것은 물론 특히 강원도의 경우 지난 여러 차례의 선거에서 나타내지 못했던 '강원도의 뜻'을 이번에야말로 분명히 보여야 할 시점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 사분오열하여 정치권의 대(對)강원도 이미지를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 입지자들의 과욕을 비롯하여 '돈 선거 꿀단지'와 '브로커 파리들'에 의해 강원도 사람들이 편을 갈라 서로 쟁투하고 탈법과 불법을 양산해서는 절대로 강원도의 가치 추락을 막을 수 없다. 아무리 정치와 선거가 그럴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 해도 최근의 '편 가르기'는 너무 심하다. 도내 정치권과 공직사회의 자제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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