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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고 쌓이는 해변 쓰레기

2001년 08월 01일 수요일


제철 만난 해수욕장에 쓰레기가 넘치고 쌓인다. 이른 아침 동해 일출을 보려고 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은 모래사장 여기저기에 쌓인 쓰레기더미와 먹다버린 음식 찌꺼기에 눈쌀을 찌푸린다. 쓰레기로 난장판이 된 해변을 둘러보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결같이 테러블(terrible,심하다)을 연발하면서 고개를 젓는다. 부끄럽고 한심한 우리의 피서문화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해수욕장의 아침 풍경이다.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자치단체들이 하루 1백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해수욕장 쓰레기 투기를 단속하고 곳곳에 쓰레기통을 설치해 두었지만 해변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낮에는 그런대로 깨끗함을 유지하던 모래사장이 밤사이에 더럽혀지는 것은 분별없는 피서객들이 한밤중 해변에서 술판을 벌이고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린채 돌아가기 때문이다. 단속의 눈길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어둠 속에서 피서객들은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다가 침소로 돌아간다. 즐겁게 놀던 자리를 정리하고 가는 피서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니 아침 해변의 모래사장은 쓰레기가 넘칠 수밖에 없다.

공중도덕이 실종된 피서문화, 최소한의 기초질서를 지키는 공동체 의식마저 찾기 어려운 해수욕장에 무질서와 광란의 몸짓만 가득할 뿐이다. 풍요로운 물질문명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신문화의 왜소함 천박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해수욕장의 무질서와 쓰레기더미는 동해안에서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주말 남부지역과 동해안 해수욕장에는 수많은 피서인파가 몰려들었다. 일요일 밤 각 tv방송사마다 보도한 해수욕장의 밤풍경과 이른 아침 모래사장의 모습은 모두 똑같았다. 피서객들이 모래사장에서 밤을 지새며 먹고마신 흔적이 쓰레기더미로 남아있는 모습, 그것은 후진국 수준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우리의 정신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수십만 피서객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돌아간 외국의 유명 피서지 해변에 쓰레기가 남아있지않은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기초질서와 공중도덕이 무너진 해수욕장 풍경에서 우리는 안타까움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낀다. 우리의 가정교육과 학교교육 사회교육이 출세지향적 지식교육에 편중되어있고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시민의식이 팽배해있기 때문이다. 나만 잘되고 편하면 그만이라는 극도의 이기주의가 만연해도 이에 대한 사회적 국가적 교육적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계속 쓰레기 속을 헤매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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