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맞벌이 부부 등이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반찬을 주문해 그 날로 공급받을 수 있는 '인터넷 반찬 배달 서비스'가 등장했다. 한 은행은 광복절을 기해 홈페이지에 '인터넷 독도지점' 사이트를 개설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인터넷이 이미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꿔놓고, 어떻게 수요를 창출해 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최근 뉴스다. 이런 추세에 비해 자치단체들이 큰돈을 들여 개설한 홈페이지는 제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느리거나, 볼거리가 없거나, 처음이나 지금이나 그게 그거라는 것이다. 더구나 한결같이 외국인은 알 수 없는 '순 한글' 판이라는 것이다. 그게 자치단체들이 '우리고장으로 오세요'를 부를 짖고 있는 관광사이트라면, 오히려 '사람 쫓는 문명이기'가 된 셈이다.

도청홈페이지에 DMZ 관광과 함께 DMZ 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가 개설됐다. 10억 원 가까이 투자된 이 사이트에 대해 엄청난 기대를 했지만, "실망했다"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있다. 영어와 일본어 페이지를 열어 본 네티즌들 가운데는 외국어 번역수준을 놓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도내 18개시군 가운데 3개시군 홈페이지는 아예 외국어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15개시군 홈페이지가 영어 한가지로 외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왜 중국어나 일본어 서비스는 안 하느냐"고 묻기 전에 사실 영어 하나는 제대로 됐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한글서비스만이라도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대부분 한번 만들어 놓고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한때 유행처럼 번진 '자치단체홈페이지 갖기'의 부산물이거나, 행정 장식품으로 전락해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 홈페이지가 우수한 관광자원을 국내외에 홍보하고, 전자상거래 등 정보사업을 통해 새로운 지역역량을 창출한다는 당초 목적은 어디로 가버렸다. 어떤 지역에서는 공무원, 주민간의 '게시판 공방(攻防)'을 빚는 민심소모용이라고 혹평하기도 하고 있다. 94년 최초로 인터넷상용 서비스가 개시됐으니까, 기성문화권에서는 '잘 모르는 게 당연'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 경제의 관건으로 부상한 관광은 물론이고 동계올림픽 유치 같은 정치적 사안까지도 그런 것이 결정되는 데는 그 바탕에 인터넷으로 구축되는 문화 인프라가 있다는 점을 지자체에서도 알아야 한다. 느림보, 엉터리 홈페이지란 지적을 새롭게 눈을 뜨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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