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에게도 장고(長考)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시간 임박해서 판 짜놓고 유권자들은 그저 찍기나 하라는 것 같아 불쾌합니다.”

10월25일 강릉 보궐선거일까지 한달도 채 남지 않았으나 민주당과한나라당의 공천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후보들의 출마 정당은 물론 후보자도 예측키 어려운 혼미한 선거정국이 장기화되자 유권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선거는 ‘주민들이 참여하는 잔치’가 돼야 하는데, 자민련이 공천자를 선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선거 정국이 이어져 이대로 간다면 유권자들은 그저 표만 던지는 들러리 신세를 면키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주말부터는 무려 나흘간의 추석 연휴까지 끼어있는데다 벼베기 등으로 바쁜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택을 위한 생각의 시간적 여유가 더 없다.

“3번에 걸쳐 재·보궐선거를 하는 강릉의 안타까운 선거문화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는 달라야 하는데, 선거일에 임박해서 판이 짜여지는 급조되는 양상으로 선거 정국이 흐르고 있어 짧은시간에 최대의 성과를 내기위한 혼탁선거전이 다시 우려된다”고 걱정하는 지역인사들도 많다.

선거를 앞두고 모두 40여명의 인력과 차량 17대를 확충, 관리·홍보 및 단속 역량을 크게 강화한 강릉시선관위도 혼미한 선거정국으로 인한 어려움이 많다.

선거일정에 따라 이미 입후부 안내 설명회를 마쳤는데, 후보자가 결정되면 다시 일일이 안내를 해야할 판이고, 단속 또한 누구를 대상으로 해야할지 고민스럽다.

여야 다수당의 공천자들이 결정되지 않아 무소속 출마자 등 중요 변수조차 가늠키 어려운 것도 이번 선거를 더욱 오리무중의 상황으로 끌고가는 요인이다.

유권자 金모씨(36·강릉시 교동)는 “마치 야구에서 상대팀 투수가 누구로 결정되는가를 지켜보고 자기 팀 출전 투수를 선발하는 극심한 ‘수’ 싸움을 보는 것 같아 개운치 않다”며 “급조되는 선거는 유권자들이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정국”이라고 꼬집었다.

江陵/崔東烈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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