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도내 주요 국책사업 예산 반영 현황이 밝혀지자 도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비교적 짭짤한 수확을 거뒀다"는 공식 반응을 보였다. 보기에 따라 옳은 얘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적자재정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많은 국가 본예산 편성의 어려운 국내외적 배경 및 상황 속에서 강원도가 요구한 예산 대부분이 반영되는 결과를 가져 왔기 때문이다. 이만큼의 예산 확보를 위한 도 집행부의 노력을 평가할 만도 하다.

특히 상수도, 교량 건설 등 국고보조사업 추진에 필요한 예산과 강원도 문화 관광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백두대간 역사문화촌 건립, 세계동굴박람회 지원 등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에 소요되는 예산의 확보가 매우 인상 깊다. 또 기간국도, 일반국도, 국가지원 지방도 등 도내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확충에 절실한 건설교통부 관련 예산도 대부분 반영돼 21 세기 강원도가 정치·경제적 위상 재정립에 성공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바이오벤처프라자와 폐광지 지원 예산도 어느 정도 반영돼 도의 '짭짤한 수확'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우리는 이 같은 결과를 얻기까지 도가 올 7월 이후 인맥과 채널을 통한 다양한 활동을 벌여 온 사실을 간과하지 않는다. 가령 집행부 간부들이 기획예산처를 방문해 사업 당위성 및 논리를 제기 관철하려 했고, 매칭펀드 방식으로 전환되는 예산 편성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처했기에 비교적 바람직한 결과를 얻어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다 하여 모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아쉽게도 도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설악∼금강 연계사업과 강원도 3대 국책사업에선 '절반의 성공'도 얻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이 두 개 분야 사업들이 강원도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 현안이라는 사실이다.

3대 국책사업 중 춘천∼속초 간 복선전철 건설 사업과 원주∼강릉 간 철도 건설 사업 예산이 배정되지 않음으로써 국가기간교통망 구축 차원에서의 지역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설악∼금강 연계 사업 중 남북한교류센터 건립과 설악∼금강 용수개발사업에 예산이 반영되지 못해 강원도의 야심찬 남북교류사업 계획이 중앙정부의 관심을 얻어내지 못했다는 인상을 심어 주었다. 도당국은 예산 편성상의 이같은 아쉬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불확정적인 경제 현실에서 '수정예산 불가피론'이 나오는 상황이라 국회예산심의회에서 이미 배정된 예산이 확정되고 배제된 예산이 추가 반영되도록 끝까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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