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자크 로케 회장이 서한문을 통해 2010 동계올림픽 공식후보도시 선정기준을 '경제성이 있는가, 시설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가'의 2대 원칙에 두겠다고 알려왔다. 오는 10월 말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한국 대표'를 뽑을 때, 강원과 전북 가운데 어느 쪽이 IOC 무대에서 '경제성', '국제기준'에서 경쟁력이 있겠는지를 저울질하는 기준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때문에 강원, 전북 두 지역간의 국내 후보지 유치 싸움은 사실 이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두 지역 모두 올림픽 시설을 국제기준에 맞추지 못하면서 대회를 유치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관건은 IOC가 제시하는 '경제성'이 될 것이다. 그 경제성을 놓고 지금 두 지역간에 투자비용의 과다를 놓고 서로 '우리가 경제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 시각에서는 후보국이 기존시설을 활용해가며 알뜰하게 준비를 하든, 신규시설을 하든 할 바가 아니다. 그보다는 올림픽기간은 물론이고, 그 후에도 계속 경제적 상승요인이 발생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북지역에서 줄기차게 주장하는 소위 '국토 중심론'과 이를 수긍하는 듯한 일부 여론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전북이 영호남과 서울과 제주 사이의 가운데라는 지리적 중심론은 예컨대 동계체전의 유치 경합 자리인 경우라면 이해할 수 있다. 더구나 '강원도가 국토북쪽 끝'라는 시각은 한반도와 주변국 환경을 80년대나 90년대로 끌어내렸을 때 가능한 묵고 낡은 개념이다. 2010년쯤이면 강원도는 분명히 '남북 통일권'의 중심 위치에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국제적으로는 환동해권의 중심이며, 유라시아와 유럽 진출의 시발점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를 갖게 될 것이다. 그건 사실 한국인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며, 올림픽 경제 인프라의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바로 그런 점이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선정기준이 떨어진 이 시점에 KOC에도 이해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金진선 지사는 IOC의 선정기준 통보를 받던 날 "동계올림픽은 하늘이 내려준 승부수"라고까지 말했다. 그동안 성원해 온 도민, 기관, 단체 모두가 똑같은 의지일 것이다. 그러나 열내고 핏대 올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 경쟁지역보다 국제경쟁력이 앞서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내놓고 논리적으로 밝히는 냉정함이 중요하다. 그것이 우선 국내후보지 결정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KOC를 움직이고, 국민 공감대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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