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자금 지원이 성사단계에서 갑자기 기관장이 바뀌는 바람에 처리기간이 1주일 이상 늦어져 정말 고생했습니다.”

원주에서 유망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金모사장의 고백이다.

중소기업 지원자금을 수혈 받을 경우 판로확대가 무난해질 것으로 기대해 해당 지원기관의 빠른 시간내 처분(?)만을 학수고대해 왔으나 기관장 인사로 업무보고 일정과 내부 업무재분장 등이 겹쳐 어쩔수 없이 처리기간이 지연됐기 때문이었다.

그런가하면 경제기관장과의 자연스런 관계 유지가 어렵다는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사업상 기관장 얼굴 한번 익히기 위해 어렵게 저녁자리를 마련한 후 두달 뒤에 이제는 사업과정에서 힘든 속내를 드러낼 수 있다고 판단, 만나자고 연락했으나 기관장이 바뀌었다는 전화를 받고 허탈했다는 崔모사장(제조업)은 “도대체 도내 경제기관장은 잠깐 머물다 가는 자리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자치단체장 등 다른 유관 기관장들의 불만도 크다.

“지역을 위해 이렇게 이렇게 해달라고 부탁하며 지역실정을 기껏 설명했는데 최근 해당 기관장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말 허탈했다”는 모시장은 “신임 기관장을 붙잡고 또 같은 설명을 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기관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지난 1월말 취임한 南모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의 경우 당시만 해도 관리할 공사현장이 적어 업무보고서 작성에 별 무리가 없었으나 5개월 뒤인 6월 부임한 申모청장 때에는 한창 바쁠 때여서 공사관련 각 부서에서 야간작업을 하는 등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또 기관장은 업무파악에 급급하고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신임 기관장의 성향파악에 진을 빼고 있다.

춘천의 한 경제지원기관 직원은 “인력이 2∼3명에 불과한데 1년에 2번씩이나 업무보고를 하다보니 신규사업은 고사하고 진행중인 일도 차질을 빚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결국 경제기관장의 잦은 교체는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뿐 아니라 해당 조직내부의 업무효율을 떨어뜨려 낮은 생산성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廉燉玟 강원발전연구원 지역개발연구본부장은 “도내 경제기관단체장이 지나칠 정도로 자주 교체되는 것은 해당 기관장의 의사결정 권한이 그만큼 조직 내에서 약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지역발전을 위한 지방정서 이해와 업무협조 등 지역입장을 감안할 때 기관장의 근무기간이 최소 2년 이상은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춘천상의 全春吉 사무국장도 “경제가 어려울수록 유관기관간 협조가 필수적인데 중앙 기관장들의 교체가 잦다보니 일을 추진하는데 여러가지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崔明植 mschoi@kado.net
, 陳鍾仁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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