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 훌륭한 의사의 조건으로 ‘일구이족삼약사기(一口二足三藥四技)’라는 말이 있다. 환자의 말을 많이 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의사이고, 찾아가서 자꾸 접하는 의사, 약을 잘 쓰고 기술이 좋은 의사의 순서로 명의라는 말이다. 환자의 말을 들어주면서 진심으로 환자를 섬기느냐의 여부가 명의의 잣대인 셈이다.

미국의 경제잡지 ‘포춘’이 해마다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선정한다. 그 중 50% 이상 특히 상위 10대 기업은 철저히 ‘섬김리더십’을 경영이념으로 실천한다. 섬김리더십이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며 배려와 헌신으로 자연스럽게 권위를 얻는 리더십’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소감의 첫 마디로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다. 대통령 기업인 의사 등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섬김리더십’이 공통된 자질임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존경하는 마음으로 허리를 굽혀 모든 힘을 다한다는 의미의 ‘국궁진력(鞠躬盡力)’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진정한 리더와 섬김의 자세는 필수적 파트너 관계임을 말해준다.

인기 절정 프로 ‘무한도전’의 여섯 남자들은 다소 정신없이 끼를 발산하며 상대를 얕잡는 개그를 하다가도 지나치다 싶으면 이내 자신을 내린다. 전체적인 흐름을 위해서라면 자신들이 기꺼이 망가질 줄 아는 낮아짐이 그들의 성공 비결이다. 결코 권위적이지 않으면서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시청자에게 편안함과 행복감을 선사한다. 물론 여기에는 출연자나 공동 MC들을 한없이 높여주는 섬김을 실천하는 ‘유재석표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경진 수원대교수는 유재석 리더십은 조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의 성공을 지원하는 데 역점을 두는 서비스형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평가한다.

새해가 되면 자신을 내려놓으라는 설교를 목사님들이 많이 하신다. 밝은 세상을 위해서는 나를 낮추고 이웃을 높이는 섬김이 필수라는 말이다. 나폴레옹은 ‘리더는 희망을 파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지도자가 희망을 일구는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2008년에는 ‘섬김’을 축으로 단합해 봄은 어떨까. 조미현 출판1기획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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