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흥 우


오래도록 먹어 온 김치는 갓 김치였다네

쇠지 않은 갓을 많은 물에서

상처 나지 않게 살살 씻어서

큰그릇에서 소금 뿌려 가며 으깨 무쳐서

항아리에 꼭꼭 눌러 담고

무치던 그릇에 남는 국물은 버리지 말고 부어 주고

깨끗한 돌로 꾹 눌러

응달진 곳에 두던가 땅에 묻어 두세

며칠이 지난 후에 먹을 만큼만 꺼내어

송송 썰어서 볶는 참깨 분, 다진 마늘, 파 양념하면

갓 김치니 오래 두고 먹어도 좋다네

갓 김치에는 고춧가루가 어울리지는 않으나

입맛 따라 넣어도 좋다네.

국수에는 갓 김치가 잘 어울리지.


·1942년 홍천 태생, 춘천사범학교 졸

·94년 월간 수필문학, 96년 계간 시조문학 천료

·현 춘천 우석초등학교장

·먹거리 시집 ‘토속음식 만들기 119’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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