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흥 주 (사)전국학교운영위원회 부회장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촛불시위에 대한 국민들의 양론이 분분할 때 동네 노인께서 말씀하시기를 “공자왈 ‘포어팽재, 기염조강’이라며 배부를 때는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그 맛을 모르고 배가 고플 때에는 쌀겨와 술 비지도 맛있다며 한마디로 포(飽)스러운 소리라며 못마땅 해 하셨다, 하기야 초근목피로 보릿고개를 넘기며 조국의 근대화를 일구어 내신 세대에서는 당연한 말씀이요, 당신들께서는 이해하지 못할 세태라 여기실 만한 것이리라. 그러나 “시류가 이렇게 변화무쌍이요! 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이 빠르니 압축시킨 60여년의 세월이 부모 자식 간의 의사 소통인들 원활히 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니 어르신께서 이해가 될 만도 하다고 들은 기억이 난다.

최근 어느 도시에서 음식 선호도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안정성-영양-맛-가격순으로 나타나 있고 ‘혹자’는 식문화의 새로운 트렌드(trend)를 ‘과거’에는 고단백 저지방의 영양식품, ‘현재’는 저칼로리 다이어트식품, ‘미래’에는 건강과 환경을 지키는 친환경적 먹거리라고 하였으나 이미 미래가 현재로 도래 되었음을 많은 사건으로 인하여 우리 모두가 체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임산부의 태교에서조차 구체적인 예를 들어 다양한 음식을 금기시키는 관습을 가진 민족이고, 청소년들도 10대연합이라는 카페를 만들어 먹을 것에 대한 우려를 표방하고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것을 볼 때 학교급식에 대한 안정성을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강원도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에서 학교 급식 재료에 대한 생산 이력제를 각급 학교운영위원회에 구성되어있는 급식소위원회의 운영규정을 개선하여 농수축산물의 종자에서부터 최종 납품 단계까지 직접 감시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속에서도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적발하여 발표한 학교급식재료의 원산지 거짓표기와 수입축산물의 국내산둔갑이 415건이고, 조작된 등급의 축산물을 대량으로 납품한 공인된 단체의 파렴치한 행위의 기사를 접하고 이외의 밝혀지지 않은 불건전한 사례들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우려가 더욱 커지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개정된 학교급식법에서는 친환경농산물 사용에 대한 활용방안이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미국의 학교급식법은 자국산 농축산물을 원료로 가공한 식품사용과 학교와 인근농가(또는생산조직단체간) 계약을 통해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며 특히, 연방 농무성 산하 식품영양국이 학교급식을 관장하여 학생들의 급식의 안정성보장과 농가의 소득보전에도 기여하는 것이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전라남도는 2003년부터 전남 나주시 전체 초·중·고의 1만2천명의 학생들에게 지역에서 친환경으로 정성스레 키운 쌀과 채소로 점심급식을 하고 있다. 나주시와 농협, 생산농가가 참여하는 나생나소(羅生羅消)운동은 현재까지 큰 관심과 찬사를 받으며 잘 추진되고 있다.

특히 서울 어느 학교의 운영위원회에서는 나주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을 공급받아 학교급식에 사용하는 계약을 하는가 하면, 안양과 부천의 일부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축사면적을 확보하여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고 키운 축산물을 학교급식에 사용함으로써 육류 섭취로 인한 위험요소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 강원도에서도 2004년도에 학교급식재료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도내 18개 시·군에서도 금년 상반기에 조례제정을 모두 마치었다. 그러나 조례제정에 따른 실질적인 예산지원은 9개 시·군에서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조건을 달아 시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급식에 지역에서 생산하는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는 것은 심신이 올바른 유능한 향토인재를 육성하는 길이며 향토농산물의 미래 소비자를 만들어 가는 길이기도 하다.

외국농산물의 무자비한 융단폭격에 우리농산물을 보전하고 농촌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대안일 수도 있는 학교급식지원제도가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되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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