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역사 재건립 모범사례
폐광촌 문화 자원·역사 가치 재창출
주민 자발적 참여… 이미지 제고 필요

사라진 함백역사가 주민들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 2006년 10월31일 철거된 정선군 신동읍 함백역사가 지역 주민 스스로의 노력끝에 2년만에 복원돼 오는 25일 준공식을 갖는다. ‘국내 첫 역사 재건립’ 이라는 상징과 함께 국가기록원의 ‘기록 사랑마을 1호’ 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은 함백역사의 복원 과정을 되짚어 본다.



▨ 역사 철거

지난 1957년 3월10일 함백선(영월~함백) 개통과 함께 문을 연 함백역사는 지난 2006년 10월31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의해 전격 철거됐다. 지난 84년 3월 역원배치 간이역으로, 지난 93년 함백광업소 폐광으로 석탄수송 기능이 사라지고, 이용객이 줄면서 98년에는 역원무배치간이역으로, 올해 1월1일자로는 ‘여객취급중지역’이 됐다.

광산 및 철도역사가 맞물린 국내 30번째역인 함백역은 국내에서 가장 긴 2.6km의 루프터널인 함백터널이 옆에 있다. 함백역사는 함백광업소 등 태백탄전지대의 무연탄 수송로로서, 지난 93년 폐광이전까지 하루 이용객이 800여명에 이르던 곳이었다.



▨ 복원 일정

지난 2006년 10월 중순 함백역이 기차역마니아가 뽑은 ‘가볼만한 간이역’ 에 선정된 지 보름후에 함백역사가 철거되자, 충격을 받은 주민들은 그해 11월4일 함백역 복원을 공표했다. 전국 네티즌들의 함백역 철거 항의도 이어졌다. 마을 주민들은 함백역복원추진위원회(위원장 진용선)을 구성, 스스로의 힘으로 복원추진 운동에 나섰다.

국가기록원 협조를 얻어 함백역 개통당시 사진 등 자료를 구하고, 철도시설관리공단에 함백역 건립당시 설계도면 협조를 구하는 등 불철주야 뛰었다. 지난 6월9일 함백역사 복원공사 기공식후에 기금부족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달 말 완공됐다.



▨ 복원 의미

국내 역사 첫 재건립이라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정선군 최초의 철도역이기도 한 함백역사의 복원은 폐광촌의 옛 추억의 복원이라는 뜻을 넘어, 대한민국 석탄산업의 흥망이 고스란히 담긴 근현대사 문화자원으로서 가치있는 ‘사라진 역을 복원했다’는 특별함을 더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열기와 지속적인 노력으로 되살려 냈다는 점에서 지역문화재 보존의 대표적 모범 사례로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전국 각지에서 답지한 후원금과 응원의 힘도 컸다. 그 과정에서 국가기록원의 ‘기록 사랑마을 1호’ 로 지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 향후 과제

함백역사 복원의 소중한 뜻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복원’이라는 가치를 넘어 추억의 명소로서 조명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나가야 한다.

또 함백역사가 리모델링을 거쳐 함백과 함백역의 역사를 보여주는 문화·전시공간인 역사 사료관으로 새롭게 태어난만큼, 기록사랑마을 1호에 걸맞는 이미지 제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복원된 함백역을 중심으로 60∼70년대 탄광촌 모습을 간직한 안경다리 마을 등 주변 일대와 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 등과 연계해 관광문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신지역가치 개발의 모델 창출에 주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함백역의 역무 기능을 되살리는 것도 지역 주민들의 또 다른 몫으로 남겨져 있다.

정선/진교원 kwc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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