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개막된 제54회 칸국제영화제의 열기가 고조되면서 경쟁부문 진출작 23편이 황금종려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톰 크루즈와의 결별로 언론의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니콜 키드먼(33)이 주연한 '물랭루즈'는 개막작이었지만 영화제에 참석한 비평가들로부터 혹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작품은 시사회후 열린 홍보파티에 1천여명의 손님을 초대, 키드먼이 파티도중 디제이박스로 뛰어올라가 춤을 추기도 하며 분위기를 띄웠으나 반응은 냉담했다.

키드먼은 파티장에서 크루즈와의 이혼에 얽힌 사생활에 대한 질문을 재치있는 대답으로 받아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를 본 비평가들은 대체로 "내용은 없고 화려한 바로크식 오페라를연상시킨다"고 평했다.

호주 바즈 러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완 맥그리거가 키드먼과 호흡을 맞춘이 작품은 1890년대 파리 몽마르트의 카바레 `물랭루즈'를 무대로, 뮤지컬 배우와귀족 시인의 사랑을 그렸다.

할리우드의 한 영화담당기자는 잠시도 쉬지 않고 이어지는 화려한 볼거리만 가득하다며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가디언지도 오르페우스 신화를 재현하려한 이 영화가 러만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화려함에만 치중, 감동이 적다고 평했으며 프랑스 리베라시옹과 르 피가로 등도 "음료수 광고를 연상시킨다"는 등의 평을 실었다.

심사위원들 역시 수상작 선정기준으로 지성보다는 감정에 대한 호소력을 중시하겠다고 밝혀 '물랭루즈`의 황금종려상 수상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반대로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영화는 이란 거장 마흐말바프 모흐젠감독의 '칸다하르'. 이 작품은 어려서 아프가니스탄을 떠난 한 여성이 불구가 된 동생으로부터 자살협박을 받고 귀국길에 올라 마주치는 아프간 주민들의 생활상을 단순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그렸다는 호평을 받고 있어 일각에서는 황금종려상 수상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10일 첫시사회를 가진 이 작품은 기존에 개봉됐던 분량에다 로맨스 장면등 53분 분량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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