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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읽는 동화-③] 엄지선생님

2001년 05월 17일 목요일


놀라운 만남

엄지 선생님은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교실 안을 왔다갔다 하시며 한동안 녀석들과 눈빛만 맞출 뿐이었다.

지금까지 선생님들은 녀석들의 이름을 외우는데 일주일 이상이나 걸려 왔었는데 단 하루만에 그것도 가정 환경까지 꿰뚫어 보고 있다는데 너무도 놀랄 뿐이었다. 그러나 녀석들은 엄지 선생님이 아직도 마음에 들지 않는지 어느 누구도 미소를 띄지는 않았다.

'그깟 이름 하루면 나도 외울 수 있겠다.' 하고 녀석들 거의가 자기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듯 그늘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엄지 선생님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교단으로 다시 올라가 녀석들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얼어붙은 마음에 훈훈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너희들 만두 좋아하니? 만두 먹고 싶니? 찬성하는 사람은 손뼉을 쳐볼래?"

그러자 모두들 기쁜 표정으로 손뼉을 쳐대며 탄성까지 질러 댔다.

대단한 사탕발림에 녀석들은 자신도 모르게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모두들 새 담임 선생님을 좋아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있었는지 환한 미소로 엄지 선생님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만두는 겉모양은 볼품이 없어도 속에 든 것은 알찰 뿐만 아니라 맛도 기가 막힌 음식이란 걸 알고 있니?"

엄지 선생님은 대본을 암기한 배우처럼 능숙하게 말했다.

"침 넘어가요.선생님."

뚱뚱이 은희가 맑은 소리로 말했다. 다른 녀석들도 모두 그렇다는 눈빛을 엄지 선생님에게 던지며 가볍게 웃었다.

"못났어도 부모를 바꿀 수는 없겠지. 맘에 안 든다고 국적을 바꿀 수도 없겠지. 마찬가지로 한번 정해진 담임을 새로......"

엄지 선생님은 교단 위에서 뒷짐을 지고 왔다갔다하며 뜸을 들였다.

잠시 후, 시계추처럼 흔들리던 녀석들의 눈빛이 머문 곳은 커다란 가방 속에서 나온 만두였다. 비닐을 벗기자 만두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그것을 본 녀석들은 엄지 선생님의 빈틈없는 꼼꼼한 성격에 또 한번 깜짝 놀랐다.

'우리들에게 저토록 신경을 써 주시다니 우리들을 사랑하고 있나 봐.'

녀석들은 두 손을 꽃잎처럼 활짝 벌리고 만두를 하나씩 받아 입 속에 넣으며 하얗게 웃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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