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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온달의 믿음과 새해 각오

무문 2010년 01월 01일 금요일
   
▲ 무 문

낙산사 주지
국민 누구나가 알고 있는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 이야기에는 귀중한 가르침이 들어 있다.

‘삼국사기’에 전해지는 이 이야기는 흔히 애틋한 러브스토리로 기억되고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 어떤 이야기보다 ‘믿음’의 소중함을 가르쳐주고 있다.

천하의 바보였던 온달이 훌륭한 장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평강공주가 반복해서 들려준 격려 때문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매일매일 해준 “당신은 훌륭한 일을 해내는 위대한 장군이 될 사람”이라는 격려가 그를 신념의 인간으로 만들었다.

늘 귀가 아프게 ‘바보’라는 말만 들어왔던 온달은 이 말이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으나, 매일매일 그 말을 반복해서 듣게 되자 자신이 정말 훌륭한 장수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 믿음이 최선을 다해 자신을 계발하는 힘이 되었고, 천하의 바보를 훌륭한 장수로 만들었던 것이다.

불교경전에 이르기를 “믿음은 진리의 근원이자 모든 공덕의 어머니(信爲道元功德母)”라고 했다.

믿음이, 바라는 바를 성취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자 추진력이라는 말이다. 종교뿐만이 아니라 공부, 사랑, 일 등 모든 것에 있어 믿음의 정도에 따라 그 성패가 갈린다.

어릴 때부터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낸다는 말을 듣고 자란 평강공주가 그 턱없는 믿음을 키워 아름답게 승화시킬 수 있었던 힘도, 아내를 믿고 그녀의 격려를 자신의 신념으로 전환시킨 바보 온달의 힘도 다 이 믿음에서 나온 것이다.

불교는 기본적으로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르치는 종교이다.

“모든 사람이 다 부처”라는 말처럼 거룩한 믿음은 없다. 당신도 부처가 될 수 있다,

당신보다 못한 사람도 됐는데 왜 당신이 안 되느냐고 가르침으로써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믿음이 있으면 돌을 모래로 만들 수 있고, 언젠가는 바닷물도 다 퍼낼 수 있다. 이것이 과연 허황하고 불가능한 꿈일까. 그렇지 않다. 바보 온달 이야기는 그것이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전소에 가까운 화마를 입고 난 뒤 망연자실했던 낙산사의 사부대중들이 5년여의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불사를 이루어낼 수 있었던 힘도 바로 이 믿음에서 나왔다.

불탄 전각과 황폐해진 숲 앞에 설 때마다 “언제 옛 모습을 찾아 관음성지인 낙산사를 사랑하는 국민들께 온전한 모습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까”하는 걱정으로 한숨짓곤 했는데, 어느덧 많은 전각들이 자리를 잡고 나무들도 무럭무럭 자라 앞으로 더욱 잘해 나가야겠다는 용기와 힘이 솟곤 한다.

새해를 맞으면 누구나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그렇지만 ‘작심 3일’이 되기 쉽다.

실패의 요인을 찾아보면 믿음과 정성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정각을 이루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는 무서운 결단과 확신 때문에 가능했다.

낙산사가 숱한 난관과 어려움 속에서 지금까지 2차에 걸친 회향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관세음보살님의 자비와 원력에 대한 믿음, 그리고 낙산사 사부대중을 믿어준 국민들의 믿음 때문에 가능했다.

새해를 맞아 그 어떤 것보다 먼저 이 ‘믿음’의 힘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갖는다면, 바보 온달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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