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서둘지 않는다

입새가 불그레해지고

무서리 두어번 오고

한두잎 뚝뚝 떨어지고

황금들판 사라지면서

살얼음이 세네번 언 후에



무녀리눈이 비에 살짝 섞이다가

싸락눈으로 바뀌어

인간을 겨울 준비 하라 이르지요



겨울입새는

무시래기 달으라 하고

김장 버무려 세모를 알려

불우이웃 챙기라 이른다

입김이 굵어지면

메주콩- 아 방안 뎁히며

문풍지 하라 귀띔한다



겨울은 자상(仔詳)하다

첫서리로

첫얼음으로

첫눈으로 문지방을 높여



인간을 넌지시 알게 모르게

세월의 지혜를 일러주다가

겨울이 싫증날쯤 되면

봄을 슬쩍 불러들이니

이게 겨울의 아름다움이 아니리오

이건원·강릉향교장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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