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코스가 42.195㎞로 정해진 것은 1908년 영국 런던 올림픽 때였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미국의 헤이스 선수가 세운 기록은 2시간 55분 18초, 마라톤의 세계 최초 기록이다. 그후 59년만인 1967년 후쿠오카 마라톤에서 호주의 클레이톤 선수가 2시간 9분 37초로 우승해 마라톤사상 처음으로 2시간 10분대의 벽을 깼다. 그리고 99년 모로코의 하누치선수가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 5분 42초라는 경이적 기록으로 마의 6분 벽을 무너뜨렸다.

스포츠과학자들은 앞으로 20년 안에 2시간의 벽이 무너질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리고 그 벽을 무너뜨릴 선수가 아프리카에서 나올 것이라고 내다본다. 20대의 보통 성인 남자가 1분에 들이마실 수 있는 산소량이 체중 1㎏당 45㎖ 정도인데 케냐 모로코 남아공 같은 고지대 사람들은 운동을 안 한 상태에서 60㎖이상을 들이마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99년 시카고 마라톤대회에서 남녀 모두 3위까지를 아프리카 선수들이 휩쓸었던 일을 생각하면 수긍이 가는 말이다.

세계 최고(最古)의 마라톤대회인 보스턴 마라톤에서 이봉주선수는 한국인의 투혼을 발휘해 우승했다. 47년 서윤복선수, 50년 함기용선수에 이어 51년만에 보스턴 하늘에 애국가를 울려퍼지게 한 쾌거였다. 손기정 황영조선수와 함께 우리나라를 마라톤 강국 대열에 오르게 한 그의 기량과 투혼이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보스턴은 미국의 역사적 도시이다. 메이플라워호를 탄 청교도들이 신대륙에 첫발을 디딘 곳이고 미국 최초의 공립학교와 대학을 세운 곳이다. 또 로우 에머슨 호돈 포우 같은 문인들을 배출한 문화도시이기도 하다. 그 유명한 보스턴에서 이를 악물고 달려 승리의 월계관을 쓴 이봉주선수가 우리에게 전한 무언의 메시지는 바로 ‘희망’이고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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