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의 '북리뷰' 섹션이 미국 출판계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북리뷰'에서 한번 호평을 받은 책은 일약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저술가들과 출판사들에게 '북리뷰'는 무관의 제왕으로 군림한다. 하지만 '북리뷰'의 명성은 저절로 또는 억지로 쌓여진 게 아니다. 1896년 뉴욕타임즈를 인수한 아돌프 S 옥스가 8쪽 분량의 북섹션을 신설한 후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미국 시민의 독서 가이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오면서 쌓아올린 탑이다.

성실하고 공정한 서평은 독자들이 양서를 선택하는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그 분야의 전문가나 사계의 권위자가 쓴 서평이 책의 성가를 높이기도 한다. 중국 육조시대 진나라의 좌사(左思)가 쓴 삼도부(三都賦)는 오 촉 위 세나라의 수도를 중심으로 역사의 흥망성쇠를 노래한 서사시인데 당대의 최고 시인 장화(張華)가 우연한 기회에 이 시를 읽고 극찬했다. 이 소문이 퍼지면서 좌사의 삼도부는 장안의 화제가 되었고 삼도부를 필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낙양(洛陽)의 종이값(紙價)이 치솟았다는 고사가 생겼다.

베스트셀러가 반드시 양서일 수는 없다. 양서가 반드시 베스트 셀러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다쓰러져가던 출판사가 베스트셀러 한권으로 회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베스트셀러의 판매부수도 시대에 따라 다르다. 70년대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은 10만부 판매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80년대 김홍신의 '인간시장'은 100만부를 넘어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문열의 '삼국지'는 1150만부가 팔려 국내 최고의 베스트셀러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일부 출판사들이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 자사 출판 도서를 무더기로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독자가 만드는 베스트셀러를 출판사가 조작해서라도 돈을 벌겠다는 기막힌 상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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