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주최] 준경묘·영경묘 심포지엄
묘역 원형복원 기초자료 축적 단계적 복원해야
조선왕릉 세계문화유산적 가치 정리·정비 필요
주변 소나무 숲 활용 체험·걷기 코스 개발 모색

조선 왕조의 태동 배경이 담겨 있는 삼척의 대표적 역사문화유산으로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준경묘(濬慶墓)와 영경묘(永慶墓)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이 18일 삼척문화원 강당에서 개최됐다. 삼척시와 강원도민일보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이번 심포지엄에서 학계 전문가와 지역인사들은 “준경묘·영경묘의 역사문화 가치와 보존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명소화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박미현 강원도민일보 기획국장 사회로 진행된 심포지엄의 발제와 주제발표, 토론 내용등을 간추려 싣는다.

 

▲ 삼척 준경묘 영경묘 국가 사적 승격 기념 ‘삼척 준경묘 영경묘 보존관리와 명소화 전략 심포지엄’이 18일 삼척문화원 강당에서 열려 발표자와 토론자가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삼척/김정호


[기조연설]
■ 준경묘·영경묘 국가사적 승격 이후 과제와 비전

(이재근·상명대 교수)

준경묘·영경묘가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지난 7월12일 사적 제 524 호로 지정됐다.

2009년 6월30일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조선왕실의 원조무덤인 준경묘와 영경묘가 국가사적으로 승격되는 것은 마땅하다.

준경묘역 및 영경묘역은 역사적으로 그 의미가 뚜렷하지만 울창한 노송림과 풍수지리적 명당으로서의 지리적 특성이 있어 역사적으로나 환경적으로 교육적 가치가 높다.

그러나 시설복원이 잘 안돼있고 접근성도 불편하고,경제적 효과도 부족하다.

명소화를 위해 고증자료를 더 수집하는 한편 주변가옥 및 시설물의 경관적 부조화를 개선해야 한다.

또 역사적 의의 및 특성과 당위성을 확보하고 묘역의 원형복원을 위한 기초자료를 축적해 향후 이를 토대로 복원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문헌과 고증에 의한 능제복원이 있어야 하며 묘의 역사성을 훼손하고있는 현대적인 각종시설물을 철거해 지형 및 수계복원뿐만아니라 수라방,수복방 등 멸실된 능침, 제향, 진입공간의 고건물과 시설물을 복원해야 한다. 현상변경허용기준도 조속히 제정,시행해야 한다.

[주제발표]
■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적 가치와 준경묘·영경묘의 문화유산적 가치

(이창환·상지영서대학교 교수)

조선왕릉은 북한의 제릉과 후릉을 비롯해 태조 이성계의 4대조의 능원인 목조,도조,환조의 능역과 무엇보다 조선왕실의 선원전(璿源殿)에서 최고의 선대로 모신 5대조모의 산소인 준경묘와 영경묘의 가치는 조선왕실의 뿌리가 되는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이들에 대한 추가적 정비와 남북협력을 통한 세계유산 추가 등재등을 고려해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적 가치를 정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

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을 고유한 전통적 자연관과 엄격한 유교의 예법 등이 원형그대로 보전돼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왕릉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조선왕실의 삶의 공간인 창덕궁, 영적인 공간인 종묘 그리고 왕실생활의 실록과 각종의궤 등이 세계기록 유산에, 더불어 조선왕실문화가 모두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 삼척 준경묘· 영경묘의 의궤 및 제례 가치와 보존

(정종수·국립고궁박물관장)

문화재청은 삼척의 준경묘와 영경묘가 조선왕조 태동의 발상지라는 역사성뿐만 아니라 풍수지리적으로 가치를 중요시해 국가사적으로 지정하게 됐다.

삼척의 양묘가 조선초기부터 왕실의 무덤으로 전해오고는 있었지만 이를 증명할 객관적인 자료를 찾지 못해 고종이전까지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수백년 동안 왕실의 능묘로 인정받지 못했던 삼척의 양묘는 1897년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국호가 바뀌면서 새롭게 부각됐다.

고종은 황제국이 되면서 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정체성을 확립하고,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하늘에 제사지내고 조상을 추존하는 의식을 대대적으로 단행했다.

이같은 취지에 맞춰 전주 건지산에 시조묘의 단을 조성해 조경묘를 세우고, 1899년 5월 삼척의 노동과 동산의 양묘의 묘호를 준경, 영경이라 해 국가에서 수호하고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

준경묘와 영경묘는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유일한 조선 태조 이성계 조상의 묘로 사적으로 지정된 것은 마땅하며 이를 잘 보존 관리해야 한다.



■ 삼척 준경묘·영경묘 숲자원 활용과 주민 참여 방안

(박봉우·강원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준경묘는 능묘 아래쪽으로 상당부분의 공간이 평지인데 비해 영경묘는 능묘 하부 공간이 매우 협소해 능묘를 조망하는 공간의 확보조차 여의치 않다.

능묘의 배경 숲은 전체적으로 소나무 숲으로 구성되어 있고, 능묘에 접근하는 길에서도 동일한 소나무가 분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이곳에 분포하는 소나무는 황장목으로 지칭하는 금강송으로 조선시대와 현대에서도 경복궁을 보수하는데 필요한 목재를 공급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준경묘와 영경묘의 주변 소나무 숲을 활용해 다양한 목재 가공, 만들기 체험 등을 운영해 볼 수 있다. 또 숲길 걷기도 활용가치가 높다. 소나무의 피톤치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숲길을 즐길 수 있는 코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일반 제례와 궁중의 제례 의례에는 차이가 있는 만큼 제례 의례를 경험(교육)할 수 있게 하고, 동시에 안동 헛제사밥과 같은 형식으로 음식을 제공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또 용비어천가에 ‘해동 육룡이 나라샤 일마다..’에 나오듯이 육룡과 준경묘 영경묘와의 관계를 설명하고, 우리나라 특유의 보학을 경험하고 학습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토론]

△이정훈 삼척시의회의원=준경묘와 영경묘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도록 해야 한다.특히 삼척과 조선 태조와의 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고, 목조 부모 묘의 위치 논쟁을 역사자료를 통해 불식시켜 나가야 한다.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공간을 마련하고,조선의 건국이념과 통치철학·사상을 파급 할수 있도록 선양위원회 성격의 상설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백우금관의 전설을 스토리텔링해 무형의 자원을 늘려 나가야 한다.

△안태욱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기획조정실장=준경묘· 영경묘 현황과 관련 실록 및 의궤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원형복원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해야 한다.학자 등 전문가의 조사연구를 통해 동 유적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를 공유하고 관심을 가질수 있도록 해야하며 홍보자료는 물론 단행본, 출판 기록물을 통해 동 유적을 알려야 한다.또 유적의 효율적이고 책임있는 보존관리, 명소화를 위해 현행 조선왕릉 보존관리 수준에 준하는 관리사무소를 문화재청 직제에 둘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해야 한다.

△김태수 삼척시립박물관장=준경묘와 영경묘의 보존방법은 원형복원과 교육관광자원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원형복원이 시급한 것은 양묘의 제례와 구거지 복원이다. 준경묘·영경묘 제례는 2001년 5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종묘대제의 한 갈래로 봐야 한다.삼척시에서 양묘를 조선왕실의 원조무덤이라는 명분으로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준비해야한다.왕실의 능과 원에서 행해지는 제례의 일종이라고 본다면 원형을 찾는 고증작업이 시급하다.또 목조대왕구거지를 복원해야 한다. 목조 이안사가 전주에서 옮겨와 살았던 옛 집터에 고종황제의 친필 비석과 비각만 남아있다.

△김철배 전주대학교 연구교수=준경묘ㆍ영경묘라고 하는 유형의 사적과 함께 중요시 되어야 할 것은 무형의 상징성을 진정 어떻게 보존하고 가치있게 만들것인가하는 점이다.준경묘·영경묘에 대한 당대 사람의 인식의 변화를 조선시대 양묘를 중심으로 전개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보여 주었다면, 그 인식들이 어떠한 형태로 표출되었는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양묘가 실제로 조성되기 전에 이곳을 어떻게 기념하고 있었는지와 양묘가 조성된 이후 민관에서는 어떻게 기념하고 기억하고자 하였는지는 이곳에서 행해진 제례를 통해서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무엇보다 태조의 5대조 이양무 자체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미진한 부분이 있다.앞으로 이부분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김도현 강원대 강사=천은사(天恩寺)는 법등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준경묘와 영경묘의 수축 이후 1899년에 능침수호사찰로 지정돼 절 이름이 흑악사에서 천은사로 바뀌었다.치제(致祭)에 필요한 제수(祭需)를 준비하는 조포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기에 조선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이에 준경묘와 영경묘가 조선 태조 이성계의 5대조 묘로서의 위상을 갖는다면 당연히 능침수호사찰이 있어야할 것이다.천은사가 능침수호사참임에 틀림없다. 이에 준경묘·영경묘와 함께 천은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삼척/홍성배 sbh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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