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초입

나무에 잎 한 닢

대롱대롱 생명이 매달려 있다



바람은 요리치고 조리차고

안간힘을 쓰는 잎에

별별 짓을 다한다



여태 버텨온 외로운 한 닢

오기로 바람을 안고 낙하한다



돌돌 돌기도 하고

직하강 하면서

바람을 혼쭐내는 척하며

숲을 위로하며

나무를 그리워하며

멀리 가지 않고 맴돈다



바람은

낙엽의 속정을 알았는지

혹 낙엽과 정이 들었는지

멀리 내치지는 않는다



어느날

매정한 낯선바람이

사연에 젖은 잎을 몰아

들로 마을로 날린다



새떼같이 비산(飛散)하며

미화원에 미움을 산다

빗자루를 놀리면서

고운추억을 곱씹으면서

미소로 숨을 마감한다



그래도

숲에서 들로 마을로

산책시켜준

그 바람이 고맙다



또 어디로 갈지

향방(向方)은 모르지만

이구빈·홍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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