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의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가 있다. 잘못된 인간관계 속에서 불행하게 살고 있는 출현자들이 전문가의 체계적인 행동수정계획을 따르면서 변화하고 그 작은 변화들이 발판이 되어 결국은 원하는 행동을 익히게 된다는 것이 이 프로의 포맷이다. 변화를 의도하고 그 의도를 수행할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마침내는 변화의 결과를 맛보게 하는 이 과정은 일반적인 교육의 과정과 동일하다. 따라서 출현자들이 경험하는 달라진 것의 기쁨은 교육이 주는 기쁨이다. 이들 각자는 관계개선을 위해서는 자신도 노력해야 하는 주체임을 깨닫는데 이는 ‘교육은 배운 세부사항을 다 잊어버린 후 남는 것 즉 바람직한 관점 태도 정서 가치관이다’라는 이홍우 교수의 정의를 상기하게 한다. 결국 교육이 추구하는 행동 변화는 외향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지성을 개발하는 것과 같은 내면적이고 영적인 행동 모두를 포함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무엇인지 발표된 적이 있다. 물론 어머니가 1위였고 열정 사랑 평온 등의 단어가 뽑혔다. 혹여 어떤 단어를 첨가할 권한을 부여받는다면 감히 ‘교육’이라는 단어를 넣고싶다고 고백해 본다. 교육에서 추구하는 변화의 대상은 다름아닌 ‘인간’이고, 인간의 달라짐을 확인하는 것은 거의 환희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없이 행복한 단어가 ‘교육’인데 우리 대부분은 교육이라는 단어에 주눅들어 살고 있다. 교육은 정말 중요하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공감대가 만연한다. 경쟁이 치열한 우리네 환경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그리고 살아남게 도와준다는 것이 너무나 버겁다는 부담감 때문일거라고 짐작해 본다. 우리 사회가 경쟁과 결과지향적인 한 교육은 난제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은 자명하다.

오는 2월 명퇴를 신청한 초중고 교원이 모두 5천여명으로 상반기 사상 최대라 한다. 직업을 중간에 포기한다는 것이 힘든 선택임을 감안해 볼 때 우리사회 교권추락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자사(子思)는 중용에서 ‘하늘이 주신 것이 성(性)이요 그 성을 따르는 것이 도(道)요 도를 닦는 것이 교(敎)다’라고 말한다. 의미있는 단어, ‘교육’이 포기되면 안되는데 악화일로인 현실이 난감하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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