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직업군에 합당한 ‘역량과 인격’ 그리고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 순으로 최고가 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모두는 세상이 꼭 그렇게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익히 안다. 실력이 모자라는데 운이 좋아서 좋은 대학 다니는 친구도 있고 보잘것없는 능력에 비해 승승장구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처럼 불편한 진실의 세상 일은 아주 많다. 경제학자 프리드먼은 저서 ‘선택의 자유’에서 ‘불공평을 수정하려고 노력해서도 안 되며 그보다는 그 불공평과 더불어 사는 법을 터득하고 그 결과 생겨나는 이익을 즐겨야 한다’라고 말한다. 아마도 이런 불공평을 요즘 뼈저리게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경쟁을 하려면 출발선이 같아야 하는데 기득권을 가졌다는 이유로 출발선 저 앞에 가 있는 상대자, 그 상대자를 대상으로 싸워야 하는 선거 후보자들이 그들이다.

어떤 사람이 갖고 있는 장점이나 매력 때문에 다른 것도 좋게 보이는 효과, 이를 ‘후광효과’라고 말한다. 선거의 경우에는 기득적 인지도가 후광효과가 되어 선거판세를 바꿀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을 책 ‘아웃라이더’에서는 ‘누적적 효과’라고 명명한다. 특별한 기회를 얻어낸 사람이 성공하면 그 기회가 점차 심화 확대되어 다른 기회로 이어져 결국 성공은 ‘누적적 이득’의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초선이 어렵지 이름이 일단 알려지는 정치인이 되면 그 뒤에는 재선 삼선으로의 진입이 보다 쉬운 현상을 설명한다. 사람들에게는 성공인을 신뢰하고자하는 무의식적 편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각 당마다 주요 선거에 유명세가 있는 사람들을 진출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누적적 효과를 의식한 포석이다.기득권이 자랑스러운 연륜보다는 매너리즘이 되어 변화를 가로막는 즉 긴장감과 동기부여를 떨어뜨리는 장애로 작용하는 것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쓸모없는 기득권을 변별해 낼 수 있는 냉철한 안목이 필요하다. 알려진 이름만으로 승리에 편승하는 것에 보탬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상대보다 칼을 늦게 뽑지만 먼저 닿는다는 뜻의 후발선지(後發先至)사례들이 선거마다 꽤 있었다는 사실이 기득권을 경계해야 할 이유를 제공한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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