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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한 이유

김성일 2014년 08월 08일 금요일
   
▲ 김성일

강릉원주대 명예교수

우리는 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기분 나쁜 일에 대부분 민감하게 반응한다. 어떤 언어에서든 부정적인 마음을 나타내는 어휘나 단어를 더 빨리 감지한다. 우리의 뇌는 중립적인 이미지보다 감정적인 것에 더 강하게 반응하며, 부정적인 자극에 더 지속적으로 반응한다. 따라서 뇌는 부정적인 감정과 반응을 초래하는 상황에 더 빠르고 오래 관심을 기울이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위험하고 불안한 상황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정적인 것을 먼저 인식하는 이유는 미완성된 과제에 관한 긴장이 의식을 쉽게 환기시켜 기억을 보다 분명히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끝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쉽게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 다 끝난 일에 관심을 둘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일이 단편화됨에 따라 많은 일들이 우리가 모르는 새에 중단되고 부단히 생겨나며 중단과 좌절이 연속적으로 일어나 부정적 감정이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일이나 상황이 원만하지 못할 때 부정적인 마음 상태가 유발되는 비율은 그 모든 것이 원만할 때 긍정적인 마음 상태가 유발되는 비율보다 더 높다. 사는 게 힘들 때는 당연히 고통스럽지만 사는 게 달콤한 경우라도 노래하거나 힘차게 살아가는 건 아니다. 온수기가 고장 나면 짜증이 나지만 온수가 나오는 매일 아침마다 즐거워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매스컴에서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정보가 훨씬 많이 제시된다. 각종 자극적인 뉴스는 사고와 살상, 사기, 절도, 횡령, 부패, 질병, 기아, 화재 등 대부분이 부정적인 내용들이다. 선행과 미담도 가끔 보도되지만 우리의 시선을 오래 집중시키지는 못한다. 삶의 과정에서 흐뭇하고 기쁜 상황보다는 고달픈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부정적인 정보와 경험도 많은 것 같다.

긍정적인 정보로 인한 느낌은 세상에 대한 시야를 확대하여 즐거움과 안도감을 주는 반면에, 부정적인 정보로 인한 느낌은 위험한 장면에만 관심을 갖게 하여 두려움과 더불어 위축된 마음을 갖게 한다. 그리하여 세상의 아름다움보다는 세세한 면에 집중하게 되어 조심스레 행동하게 된다. 그리고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마음은 창의력을 활성화시키는 작용도 한다. 예술가와 정신질환의 관계는 흔히 잘 알려져 있다. 긍정적인 마음이 우리를 보다 유연하게 만든다면 부정적인 마음은 끈기있게 만든다. 창작 활동에서는 악착스럽게 매달리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지속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그러나 부정적인 정보와 긍정적인 정보는 상쇄되지 않으며, 부정적 마음이 증가한다고 해서 긍정적인 마음이 감소되는 것도 아니다. 이 두 마음은 독립적이며 흔히 뒤섞이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을 긍정이나 부정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불편한 기쁨이나 해로운 쾌락도 있으며, 남의 불행이 나의 기쁨인 경우도 있다.

언제나 긍정적인 상태가 지속되길 바랄 수는 있으나 그것은 이상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빛이 밝게 빛나기 위해서는 그늘이 필요하다. 살아가면서 시련을 겪고 부정적 감정도 경험할 수밖에 없다. 인생에 내포된 불확실함과 시련은 누구도 피하지 못한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우리의 마음을 밝게 만드는 것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우리의 모든 마음 상태를 수용하고 더욱 키워가는 것이 풍요로운 삶을 이룰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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