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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관대한 사회

함재흥 2015년 06월 30일 화요일
   
▲ 함재흥

강원도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집사람과 선생님, 청년들이 함께 부천에서 있는 세미나에 참석했다 오는 길에 선생님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이유는 군인 간 청년이 첫 휴가를 받았는데 집을 찾아 갈 줄 몰라 상병이 집까지 데려다 주고 귀대했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했더니 이 청년은 어려서부터 학교도 부모가 차로 태워다주고 대학교도 기숙사까지는 부모가 태워다 주다보니 스스로 시내버스도 탈줄 모르는 바보가 아닌 바보가 됐다고 한다. 이런 젊은이가 나라를 지킨다는 것은 무언가 찜찜하다. 혹 우리 아이들 중에는 없나 잠시 생각해보았다.

가방에 담배가 있는 것을 보고 담임 여자 선생님이 꾸중을 하니까 교실에서 선생님을 때리고 그것도 분이 풀리지 않아서 교무실까지 쫓아가서 선생님을 때려 중상을 입힌 학생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것이 있다. 사실 학교에선 이런 사건들이 진작부터 있었다고 한다. 교사가 학생을 나무라면 아이들은 “야, 휴대전화 꺼내서 찍어!” 하며 대응하는 것이다. 심지어 인터넷 생방송 사이트에선 전국 중·고등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이 선생님 몰래 장난치거나, 춤추는 모습을 생중계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부모들은 자녀에게 일을 시키지 않는다. 아이들이 딱히 할 일도 없겠지만, 주부들도 다 큰 아들 딸에게 설거지 한 번시키지 않는다. 설거지는커녕 자기가 먹은 밥그릇을 싱크대에 갖다 놓는 아이도 거의 없다.

사실 제 밥그릇을 싱크대에 갖다 놓는 일은 유치원생도 할 수 있는데 엄마가 시키지 않는다. 빨래는 세탁기가 한다지만 벗어 놓은 양말 속옷을 한 곳에 모아두기만 해도 일손이 얼마나 덜어지겠는가.

그런데 아내들은 처자식을 벌어 먹이려고 헉헉거리는 남편에게 가사 노동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면서도 정작 자녀들에겐 관대하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집에 돌아와 숙제하고 남은 시간은 과외공부를 한다. 아이들이 공부하느라 피곤할 거라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시간이 남으면 쉬도록 하거나, 게임을 하도록 해준다. 자녀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것이다.

아이들에겐 관대한 사회가 되었지만 어른들에겐 잔인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이해받을 권리가 있듯이,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이해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남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마음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그런 마음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고단함을 이해시키고, 어머니의 노고를 알게 하여, 가족의 일원으로 각자에게 맞는 일을 감당하게 할 때, 사회에 나와서도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글을 쓴 나도 내 자식을 잘 가르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밖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면 사회성이나 배려하는 마음은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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