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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에서] 수석교사, 신규교사를 만나다

신화진 2016년 05월 19일 목요일
   
▲ 신화진

춘천 후평중 교사

교정의 목련, 고개만 돌리면 지천으로 피어있는 벚꽃과 산수유가 나를 유혹한다. 자연의 유혹도 몸의 바쁨, 마음의 긴장을 이기지는 못한다. 관사가 바로 옆이라 출근 복장에 각별히 신경 쓰지 않으면 학교와 장날도 구분 못한다는 선배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한껏 신경 써서 스커트 정장을 하고 왔으나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구나. 4월의 쌀쌀함 만큼 잊지 못할 충격적인 일이 생기고 말았다. 기어코. 아버지는 늘 가르치는 교사의 사명에 유독 관심이 많으셨다. 부족한 딸의 모습이 미덥지 못한 이유도 있었겠으나 교사인 당신의 딸이 자랑스러워 막걸이가 몇 잔 들어가시는 날엔 유독 듣는 사람이 거북할 정도로 증상이 심하셨다. 나를 자랑하고 싶으신 아버지는 나의 수업도 보시고 싶어 하셨고 두 분이 끝내 감행하셨다. 4교시 수업도중 갑자기 교실뒷문이 열리고 뒤에 누가 와서 서성이신다. 설명하다 돌아보니 엄마 아버지가 수업하는 내 모습을 교실 뒤편 에서 보고 계신 것이 아닌가. 복도에는 냄새나는 돌나물김치, 무장아찌, 된장, 고추장, 들기름 보따리를 내려놓으시고. 춘천에서 직행버스 타시고 시내버스 한 시간 기다리시면서 이곳 시골까지 오신 것이다. 아버지의 잠바는 한겨울 시장에서 장사하시면서 입으시던 두꺼운 잠바 차림, 어머니는 홑 지지미 한복을 입으시고. 부끄러워하는 나를 격려해주시면서 두 분을 모시고 옆 식당에 가셔서 따뜻한 두부전골에 막걸리를 대접해주신 김00선생님 감사합니다.

- 000 푸른 선생님 교단일기 2. 2016. 4. 14(목요일) 흐림-

날씨도 꿀꿀한데 수석선생님이 4월14일 부모님을 모시고 공개수업을 하시란다. 헐!!! 왠 공개수업. 임용고시 수업시연 끝나면 공개수업은 당분간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무슨 날벼락인가? 게다가 우리 부모님을 초청하시란다. 난감하구나. 수석선생님도 수업을 공개하신다고 한다. 수업 Festival이라고 하시는데. 학부시절 축제는 들어봤어도 수업Festival이라니. 강아지가 강아지풀 뜯어먹는 소리 같구나.

위의 일기는 나의 어린교사 시절과 지금 함께 근무하고 있는 신규교사의 넌 픽션 교단일기입니다. 수석교사가 되면서 해마다 잊지 않고 설계하고 실천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수석교사와 신규교사의 수업페스티벌’ 푸른 선생님들의 첫걸음을 신규선생님들의 부모님,지인들을 모셔서 수업을 보여드리는 일입니다. 부모님과 학생들이 함께 줄넘기도 넘고 배구도 하고 시도 읽고. 뿌듯해하면서 행복하게 웃으셨습니다.

학교문화의 변화, 배움 중심으로의 수업방법의 변화들은 우리 교사들의 변화이며 그 변화의 중심엔 자발성과 민주적인 리더쉽이 함께 해야 가능합니다. 동 교과 선생님들과 수업친구도 되어보고 담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옆 지기 선생님께 위로의 말이나 시원한 냉커피 한잔으로 다가가보기도 하면서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늘 함께 한다는 따뜻한 동료애 말이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 우리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면서 모두가 친구가 되어보는 5월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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