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추진위, 11일 상경 집회
관광객 대상 업소 줄도산
고성 피해액 3000억 넘어

▲ 금강산 관광객들의 집결지였던 고성 화진포 아산휴게소가 인적이 끊긴채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이제 더이상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주민들 스스로 힘을 모아 정부 차원의 보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여 나갈 계획입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8주년을 앞둔 7일 고성지역의 분위기는 체념을 넘어 분노로 바뀌어 있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관광 재개를 요청하는 건의를 하고 정부 차원의 보상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이뤄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이 주민들의 허탈감을 배가시키고 있다.

특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이 이어지며 남북관계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갈수록 경색 국면이 심해지고 있어 금강산 관광 재개는 아예 물 건너간 분위기다.

지난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에 피살되며 관광이 중단된 지 8년.

그동안 고성지역에서는 월 평균 32억원씩 모두 3040억여원의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했으며,지역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210만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강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영업했던 국도변의 건어물 상가와 숙박업소,음식점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고 식자재 등을 납품하던 업체들도 거래처가 끊기면서 큰 손해를 봤다.

관광 중단 이후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는 사람들로 인구 감소도 가속화 됐으며,홀로 사는 노인, 한 부모 및 조손 가정 등 결손가정도 증가했다.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인 국도 7호선 인근에는 폐업한 업소를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금강산 관광객들의 집결지였던 화진포아산휴게소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동해안 최북단 마을인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도 여전히 썰렁한 모습 그대로였다.

올해들어 마을 외곽으로 4차선 국도 7호선이 새로 개통되며 통일전망대를 방문하는 차량들도 신설도로로 통행,마을은 말그대로 적막감만 흘렀다.

명파리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이종복(61)씨는 “신설 국도 개통 이후 마을을 지나는 차량조차 구경하기 힘들어 이제는 건어물가게를 닫아놓고 이곳저곳 막노동일을 하러 다닌다”며 “관광 재개에 대한 희망은 사라진지 오래고 그동안의 피해에 대한 보상책이라도 마련되길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고성군 번영회를 비롯한 지역사회단체들은 ‘금강산 관광 중단 피해대응 고성군 추진위원회’를 구성,지난 6월 주민 1355명의 서명을 받은 서명부를 관계부처에 전달한데 이어 오는 11일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그동안의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상경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추진위원회는 금강산 관광중단 피해지역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피해액에 상응하는 특별교부세 지원,통일교류 촉진지역 지정,통일전망대 및 DMZ박물관 국민관광지화,통일시대를 대비한 동해고속도로 고성구간 연장,서울∼속초 간 동서고속화 철도 조기착공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강훈 추진위 공동대표는 “주민 서명부 전달에도 정부는 여전히 미온적인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며 “이번 상경집회를 통해 고성군민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피해에 대한 보상책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남진천 jcna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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