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농도 ‘나쁨’ 예상, 주의 필요’. 기온과 날씨, 바람, 풍랑과 함께 매일 접하는 기상예보다. 미세먼지가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나타난 현상. 중국을 핑계삼던 정부도 부랴부랴 대책을 쏟아낸다. 미세먼지 절반이 국내 화력발전소와 차량 및 공장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정부의 미세먼지 특별대책은 배출원의 과학적 저감과 주변국과의 협력 강화 등. 미세먼지와 CO₂배출을 억제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국민 신뢰는? 글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난 2013년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뒤 국민 불안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 미세먼지 오염도가 전국 평균 26㎍/㎥으로, WHO 권고기준(10㎍/㎥)과 세계 주요도시(도쿄 16, 런던 15㎍/㎥)보다 높다. 그런데도 정부는 ‘미세먼지 발생 공장’으로 불리는 화력발전소를 50개로 늘리고, 고등어와 삼겹살을 들먹이며 주방을 ‘미세먼지 발생 소굴’로 지목한다. 이러니 어느 누가 정부정책을 믿고 따르겠나. 중국과의 협력도 기대할게 없고.

‘우리 아이 숨좀 쉬게 해주세요!’.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가한 아이 엄마의 눈빛이 간절하다. 마스크도 모자라 방독면을 착용하고 벌이는 퍼포먼스가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웅변한다. 모든 생명체는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권리가 있는데, 인간이 그걸 파괴하고 더럽힌 것이다. 대기가 오염될수록 깨끗하고 맑은 공기, 청정공기에 관심이 간다. ‘지리산 공기’를 팔겠다는 발상이 나온 것도 우연이 아니다. 경남 산청·하동군이 지리산 무재치기 폭포와 화개면 일대의 공기를 채집, 캔(can) 상품을 만들기로 했다. 중국 수출 길도 연다.

한강, 낙동강 발원지와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등 명산을 품은 강원도 산간계곡과 숲은 청정공기를 배출하는 보고. 산과 바다를 끼고 있어 산소농도 또한 최고 수준이다. 올해도 전 국민의 87%가 여름휴가지로 강원도를 선택했고. 금강송이 내뿜는 자연 항균물질인 피톤치드 농도 또한 어느 지역보다 우수하다. 산림치유의 최적지인 것이다. 그런데도 강원도가 ‘자연을 팔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산청·하동의 ‘청정공기 캔’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듯. 강원도에 팔 것이 얼마나 많은데….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