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시인 99명 참여
부제 ‘ 불온한 시·따뜻한 시’
평소 아름다운 시선 담아
내일 서울 광장극장서 낭송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시인들이 시집 ‘검은 시의 목록’을 펴냈다.이상국·김남극·김선우 등 도출신 시인을 포함해 99명이 한 편씩 내고 안도현 시인이 엮었다.
부제는 ‘블랙리스트 시인 99명의 불온한 시 따뜻한 시’이다.시집에는 시인 각자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을 모았다.
‘반체제 문화예술인’으로 낙인찍힌 이들이 사실은 얼마나 다양한 시선으로 아름다운 시들을 써왔는지 알리기 위해서다.블랙리스트에 오른 시인들은 그동안 꾸준히 사회적 목소리를 내왔다.동시에 시(詩)적 언어를 갈고 닦아온 이들이기도 하다.제목 ‘검은 시의 목록’은 그래서 더 역설적이다.
이상국 시인은 ‘반지의 전설’,김남극 시인은 ‘내 등이 너무 멀다’,김선우 시인은 ‘불가사의-침대의 필요’를 실었다.
‘새벽에 잠이 깨었는데 등이 가렵다/양손을 이리저리 더듬거리니 겨우 가려운 곳에 손이 닿았다/…/내 등이 너무 멀다//하루 땅에 엎드린 공력이/내 등을 긁을 수 없는 불구의 몸으로 남는/장년의 저녁 쯤//새벽에 깨어 가려운 등을 또 긁는다’(김남극 시 ‘내 등이 너무 멀다’ 중)
이상국 시인은 “이번 시집이 유린된 사상의 자유와 헌법정신을 알리고 바로잡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남극 시인은 “문화검열이 횡횡하는 시대일수록 시인들의 목소리는 더 고귀하고 오랜 시간을 견뎌 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시인들은 시집 출간을 기념해 11일 오후 2시 연극인들이 광화문광장에 세운 ‘광장극장 블랙텐트’에서 낭송회를 열 예정이다.220쪽 1만원 걷는사람. 안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