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라는 말을 절감하는 것 중의 하나가 향학열이다.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난 데다 배움의 기회가 넓어지면서 노령 층의 학구열이 뜨겁다.지금의 70,80대 이상 고령 세대는 대체로 정상적인 교육의 기회를 갖기 못한 경우가 많다.이들이 노년이 돼서야 비로소 경제적인 안정을 얻고 교육의 기회도 갖게 된 것이다.유년시절의 결핍이 이들을 평생교육시대의 전위에 서게 하는 것이 아닌가도 싶다.
한상철 전 원주시장이 어제 한국방송대에서 졸업장을 받았다.강원 도청에서 요직을 거쳤고 1998년엔 민선 원주시장을 지냈다.2015년 중어중문학과에 편입 2년 만에 학사학위를 취득한 것이다.현직 때 중국과의 교류 경험과 학문적인 갈증이 8순에 이른 그를 만학의 길로 이끌었다.그는 명문대를 졸업,영어교사를 지낸 이력이 있다.그의 만학은 공직 은퇴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임을 웅변한다.
대만에선 105세에 박사학위에 도전하는 노익장이 화제다.대만 국립 칭화대(淸華大) 중문과 박사과정 청강생 지우무허(趙慕鶴)씨는 1912년생이다.86세에 대입을 준비,91세에 학사모를 썼다. 난화대(南華大)에서 석사학위를 딴 것을 98세로 기네스북에 올랐다.이것이 끝이 아니다.지금은 중문학 박사에 도전 중이라고 한다.그의 좌우명은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은 끊임없이 전진하는 것”이라 전한다.
이런 태도는 “살아 있는 한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活到老 學到老)”는 중국 격언과도 같은 맥락이다.그는 66세에 퇴직하고 연금으로 살다가 75세 때 배낭여행을 나선다.고령에 재산도 넉넉지 않고 영어도 서툴러 말렸다고 한다.그러나 나이,돈,외국어 핑계대면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며 의지를 관철했다고 한다.그의 도전은 스스로 한계를 짓고 자신의 좌절을 합리화하는 이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다.
논어의 첫 머리에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悅乎)”라는 말이 나온다.맹자도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得天下英才而敎育)”을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삶의 의미와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이 배움에 있다는 얘길 것이다.“늦은 것을 걱정말고 멈추는 것을 염려 하라”는 말이 있다.곧 새 학기가 시작된다.청년에게도 노년에게도 가장 빠른 시간이 바로 지금!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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