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 글로벌 사회공헌단 라오스 봉사] <상> 학교에 생기를 불어넣다
교육·교통·보건의료 열악
나하이초교서 일주일 봉사
후원으로 학용품키트 제작
위생교육·한국문화도 전파
“가치 있는 일 오히려 배웠다”

▲ 라오스 나하이 초등학교 학생들이 한림글로벌사회공헌단의 도움을 받아 직접 꾸민 부채를 들어보이고 있다.
▲ 라오스 나하이 초등학교 학생들이 한림글로벌사회공헌단의 도움을 받아 직접 꾸민 부채를 들어보이고 있다.
공정여행이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단순히 즐기는 여행에서 벗어나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하고 현지에서 생산된 음식을 구입,그 지역의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인 공정여행은 최근 해외봉사와 결합해 우리나라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여기에 한림대 글로벌사회공헌연구소 ‘한림 글로벌사회공헌단 2016(한걸음 봉사단)’도 합류했다.한림 글로벌사회공헌단은 지난 2월 19일부터 26일까지 GKL사회공헌재단과 KOICA의 지원을 받아 ‘KOICA 대학교 국제개발협력 이해증진 사업’ 일환으로 라오스 비엔티엔에서 해외 봉사활동을 펼쳤다. 평균기온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날씨 속에서 젊음을 무기로 저개발국가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파한 그들의 여정을 소개한다.
# OECD 최빈국 라오스
라오인민민주공화국(Lao People's Democratic Republic).인구 702만명,GDP 138억 달러인 저개발 국가다.라오인,크모족,몽족,소수민족이 한데 어울려 살고 있다.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약소국으로 손꼽힌다.일찌감치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개발에 시동을 건 옆 나라 베트남,태국과 달리 이곳은 아직까지도 도시 중심지를 벗어나면 비포장 도로를 흔히 발견할 수 있다.주변 5개국으로 둘러쌓인 내륙 국가로 도로만이 유일한 교통 인프라지만 이 나라에는 아직까지 철도가 없다.
보건의료 시스템도 열악하다. 코이카에 따르면 라오스 평균 기대수명은 2015년 기준 66.2세(남 64.8세,여 67.5세)다.우리나라 평균 기대수명 82.1세에 한참 못 미친다.낮은 교육수준도 개선해야 될 과제다.초등학교 순등록률은 98.6%이지만 초등학교 중퇴율은 26.7%다.중학교 등록률은 50.5%,고등학교 등록률은 17.7% 등 상급학교 진학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 라오스 아이들에게 전파한 희망
‘할 수 있는 것 보다 할 수 없는게 더 많은’ 이 곳 아이들을 위해 한림 글로벌사회공헌단은 수도 비엔티엔에 위치한 나하이 초등학교를 방문,일주일간 학생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쳤다.한림 글로벌사회공헌단은 일주일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꼬박 6개월을 준비했다.강원도의 후원자와 현지 아이들을 연결해주기 위한 모금활동을 벌이고 NGO 단체에 후원을 요청해 각종 기부 물품을 받았으며 후원금으로 학용품 키트를 제작했다.또 단원 대부분은 ‘국제개발협력의 이해’ 과목을 수강,해외봉사나 국가간 원조 시스템에 대한 학문적인 지식도 쌓았다. 한림 글로벌사회공헌단 단원들은 나하이 초등학교에서 반년간 준비해 온 프로그램들을 하나 둘 선보였다.삭막하기만 했던 학교 벽면에 나무와 동물을 그려 생동감을 덧입혔다.가방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에코백을 준비,크레파스와 색연필을 이용해 아이들 스스로 에코백을 꾸밀 수 있도록 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가방을 선물했다.비누를 사용해 손을 제대로 씻는 법도 알려주고 투호와 제기차기 등 한국문화도 전파했다.우리에게는 흔한 페이스페인팅과 풍선아트지만 이 곳 아이들은 생전 처음보는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다.붓질 몇 번에 얼굴에 캐릭터가 그려지고 풍선을 불어 몇 번 휘감더니 강아지가 만들어졌다.아이들의 환호성이 저절로 터져나왔다.1학년에 재학 중인 캄펀(7) 학생은 “얼굴에 그림을 그려본 것은 처음”이라며 “예뻐져서 기분이 좋다”며 수줍게 웃었다.2학년인 분통(9) 학생 역시 “에코백 만들기,풍선아트 모두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며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봉사단의 방문에 이 학교 교장 역시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암카(38) 교장은 “수업이 끝나고 놀거리가 없었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와서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고 각종 교육을 진행,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며 “한국에게 받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라오스 정부 관계자도 직접 학교를 찾아 봉사활동을 지켜봤다.
▲ 한림글로벌사회공헌단이 아이들에게 손씻기 교육을 하고 있다.
▲ 한림글로벌사회공헌단이 아이들에게 손씻기 교육을 하고 있다.
# 라오스 대학생·다문화가정 학생도 ‘한 뜻’

라오스 미래를 이끌어 갈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파하는 일에 라오스 대학생과 한국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동참했다.라오스 국립대 한국어학과 소속 학생 20여 명은 봉사기간 내내 나하이 초등학교에서 한국 봉사단과 아이들의 통역을 맡았다.이들은 한국어를 배운지 3~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비교적 유창한 실력으로 프로그램 진행을 도맡았다.뿌이 솜위라이(23)씨는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통역이 쉽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행복해 하니 감동했다”고 말했다.
6개월을 준비한 봉사단원들의 소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인생에 한 번뿐인 대학 졸업식 대신 해외봉사를 택한 황현희(23)씨는 “해외봉사가 더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졸업식을 포기했는데 역시 잘한 선택 같다”며 “사소한 것에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오히려 더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봉사 단장을 맡은 양기웅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글로벌 리더를 양성한다고 하면서 그동안 국제개발에 대한 관심과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 5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말했다.
라오스 비엔티엔/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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