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일   강원도의회 의장
▲ 김동일
강원도의회 의장
대한민국은 지금 난관에 봉착했다. 내수침체와 수출부진, 물가상승 등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해부터 이어진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시작된 분열의 씨앗은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더욱 커져왔다. 힘을 합쳐도 모자를 이 힘겨운 시기에 대한민국을 사분오열 조각내지 않을지 걱정도 덩달아 불어났다.
하지만 이제 탄핵선고가 끝났다. 모든 갈등의 움직임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그리고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마음을 다잡고 서로를 돌아봐야 한다. 모두에게 정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아닐지라도, 우리는 분명 이 나라의 국민이며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야 할 공동체의 일원이 아니던가. 이미 우리는 준비되어 있다. 지난 여러 달 동안 우리가 겪어 왔던 시련과 혼란은 스스로 선택한 결과에 대해 생각하고 책임지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연습하고 훈련하는 과정이었다. 일어나지 말아야 했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일어난 덕분에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은 우리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충분한 양분이 되어 줄 것으로 믿는다.
이를 위한 동력은 우리 모두의 안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은 다름을 수긍하는 것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우리의 선택이 가져온 결과를 수습하기 위해 결정한 대통령 탄핵, 그리고 그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내린 판단을 인정해야만 한다.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선정한 재판관들로 구성된 만큼 헌재의 결정을 부정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인정한 권위에 대해서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헌법재판소의 선고와 관계없이 우리에겐 앞으로 더 소중한 가치의 임무가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당당한 대한민국을,강원도를 함께 만들어가는 일! 그것이다. 안타깝게도 아직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있는 시기여서 이 과제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언제나 어려운 이들의 아픔을 보듬으며, 세상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헌신해 오신 종교계의 지도자 분들이 함께 해주신다면 가능하다. 또한 차기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계획하는 정치적 지도자 분들이 함께 해주신다면 희망이 있다. 이와 함께 종교와 정치를 아우르는 대한민국의 리더들이 현재를 아파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던지는 진심어린 메시지는 분명 이 나라의 5000만 국민들에게 새로운 화합과 통합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지금은 나눠진 광장에서 서로를 비난하고 편을 가르는 선 따위는 우리에게 애초부터 없었음을 되새겨 봐야한다. 또 헌재와 법원, 검찰이 판단하기 이전부터 우리는 이미 마음 속으로 각자의 심판을 하고 있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새로운 화합의 마음으로 이제는 우리 모두의 대한민국이,강원도가 다시 정상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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