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VS 맛┃인제 황태·속초 코다리]
하늘이 내린 맛 인제 황태
겨우내 얼고 녹고 봄바람 견뎌야
국·찜·찌개·조림 등 레시피 다양
‘아침 식탁에 오르면 하루가 든든하고 저녁 술안주로 애용하면 나눔의 정을 느끼게 하는 음식,황태!’ 자연이 만든 맛,황태는 인제의 5대 명품 중 으뜸이다.지역에서는 ‘하늘이 내린 음식’으로 대접받는다.어려운 시절 인제 용대리 주민들이 가난을 이겨낼 수 있었던 귀한 존재다.주민들은 매년 10월부터 덕장을 만들기 시작해 12월 중순에 명태를 내건 뒤 4월쯤 수확한다.
명태가 황태가 되기 위해선 영하 10도 이하의 한랭한 고원지역에서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한 뒤 봄바람을 이겨내야 하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그 맛의 80% 이상은 하늘이 결정하는 셈이다.말리는 과정에서 품질과 효능이 크게 달라진다.다른 지역에서는 물기가 단번에 빠져 먹태가 된다.눈과 추위,바람 등 자연과의 신비한 조화가 ‘명품 황태’ 탄생의 필수 조건이다.진부령과 미시령을 잇는 계곡일대인 용대리지역이 ‘황태 명당’인 이유다.전국 황태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풍부한 영양분을 가지고 있는 황태는 그만큼 다양한 요리로 우리들의 입맛을 돋운다.황태요리는 황태구이와 황태국을 비롯해 찜,찌개,조림,황,전,탕수육,돈가스 등 수십가지가 넘는다.붉은 양념장에 노란 속살이 살짝 드러난 황태구이,뽀얀 국물에 개운함이 더해진 황태국을 맞이하는 순간 봄철 실종된(?) 입맛이 되살아난다.맛도 맛이지만 인제의 훈훈함과 넉넉함을 느낄 수 있는 요리다.황태 수확기를 맞아 인제로 봄나들이 겸 맛기행을 떠나보자! 최원명
팔색조 맛 속초 코다리
생태와 북어 중간 상태로 탱탱
양념 없이 쪄먹는 ‘누드 코다리’
‘코다리’란 가공상태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갖는 명태의 한 종류다.코다리는 명태의 내장과 아가미를 빼고 코를 꿰어 꾸덕꾸덕하게 말린 생태와 북어의 중간 상태로 탱탱하고 잘 부서지지 않으면서 질기지 않은 매력적인 식감을 즐길 수 있다.지방 함량이 적고 간에 좋은 메티오닌과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로회복과 면역력 강화를 돕고 소화기능을 향상시킨다.코다리 껍질에는 피부에 좋은 콜라겐 성분이 풍부해 피부미용에도 좋다.
바짝 말린 북어나 부드러운 생태와 달리 쫀득한 맛이 일품인 코다리는 다양한 요리 형태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식재료다.겨울에 먹어야 제맛이지만 코다리를 냉동시켜 가정에서도 조리하기 쉽게 손질된 할 수있어 사계절 내내 명태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코다리 요리중 가장 보편적인 요리는 코다리찜이다.큼지막하게 썬 무와 함께 고추장·간장 양념을 곁들여 쪄 즐기면 코다리 특유의 쫄깃쫄깃하고 꼬들거리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또한 아무런 양념도 없이 손질된 코다리만 쪄서 양념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 ‘누드 코다리’는 코다리 맛을 아는 ‘고수’들에게 인기다.
또한 속초에서는 코다리를 냉면에 곁들여 먹기도 한다.코다리냉면은 기존 함흥식 회냉면에서 홍어나 가자미를 쓴 것과 달리 고명으로 코다리식해를 올린 냉면이다.한국전쟁 이후 휴전선과 가까운 속초 아바이마을에 정착한 실향민들이 강원도 지역에서 흔히 구할 수 있었던 명태를 활용한 것이 유래가 됐다.코다리냉면은 양념이 맵지 않고 자연스러워 코다리의 식감을 가리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이밖에도 최근 속초에는 코다리를 재료로한 코다리강정도 등장했다.박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