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 자유롭게 꽃피기를

10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다.지난 10일 국회에서 축하공연이나 예포도 없이 25분 동안 소박하지만 담대하게 치러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식을 보고 느낀 소회다.특히 평등한 기회,공정한 과정,정의로운 결과라는 통치철학을 통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는 우리 문화예술인들에게 더욱 절절하게 다가왔다.문재인 정부 문화예술정책의 모토는 ‘문화가 숨 쉬는 대한민국’이다.문화예술의 생명은 독립성과 다양성이다.독립성은 자유로운 창작활동이고 다양성은 다름을 인정하는 풍토이다.그런데 지난 10여년 가까이 우리 문화예술계에서는 독립성은 보장되지 않고 다름의 다양성은 인정되지 않았다.
독립성이 보장되고 다름이 자연스러움으로 인정될 때 문화는 살아 숨 쉬게 된다.자유가 없는 문화는 획일적이고 경직될 수밖에 없다.우리는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드러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통해 이를 적나라하게 보았다.문화예술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다.문화예술이 자유롭게 꽃피울 때,우리 사회는 그만큼 풍족해지고 행복해진다.자유는 문화를 창달하는 토대이자 원천이다.그래서 문화와 떼어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새로운 세상,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장막 속에 감춰진 민심이 표심으로 분출된 지난한 과정의 결과물이다.세월호 참사,국정농단,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촛불집회 등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무거운 단어들이 이제 희망의 불씨로 수렴됐다.그 희망의 불꽃 속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라는 도민들의 열망도 포함되어 있다. 이제 새 대통령은 강한 의지와 추진력으로 이런 도민들의 열망을 담아내야 한다.새 대통령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이에 새 대통령에게 세 가지 정도를 바라는 바이다.첫째,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 표명이다.평창 동계올림픽의 본질은 평화올림픽 실현이다.이를 위해 정부는 어떠한 형태로든 북한의 동참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 경색된 남북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둘째,민간차원의 남북문화교류 정책수립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실현되려면 민간차원의 남북 간 문화교류가 필수적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분단된 남북강원도의 문화예술단체들이 선도적으로 남북간 문화교류 및 협력에 나설 필요가 있다. 향후 남북간의 문화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남북문화교류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특히 남북 강원도 문화예술인들이 금강산에서 만나, 남북문화 교류협력 사업을 공동논의하고, 우리의 자랑이자 세계적인 명승지인 금강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데도 공동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셋째,문화예술의 지역분권화가 절실하다. 지역문화진흥을 위해서는 지역의 주체적인 문화자치 역량 강화와 문화 분권의 실현이 이루어져야 한다.따라서 지역문화진흥의 목적은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가 아닌 지역문화 분권을 통한 지역문화자치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역특성을 고려한 재정지원 정책과 지역문화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문화균형발전 정책이 시급하다.이제 하루빨리 전국 방방곡곡에서 살아 숨 쉬는 ‘문화다운 문화’를 만들어 우리 모두 자유롭게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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