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일   전 강릉원주대 교수
▲김성일
전 강릉원주대 교수
아파트 단지의 어린이 놀이터에는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날이면, 특히 휴일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많이 나와 놀고 있다.놀이터는 아이들이 장시간 즐겁게 보내는 생활공간이다. 그들에게는 체력 증진과 즐거움만이 아니라 사회성을 키우며 공동생활의 기본을 배우는 학습 장소이기도 하다.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노는 모습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과 귀엽고 발랄한 생동감을 진하게 느끼게하고 누구에게나 미소를 자아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가끔은 어른들까지도 짧은 순간이나마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들며 정서순화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이들이 노는 곳 주변에는 흔히 주부들이 벤치에 앉아 있으나 잡담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의 안전에 주의하거나 질서를 유도하는 데에는 무심한 것 같다.미끄럼틀에서는 너무 빠르게 내려오다 다치는 수가 있고 그네에 부딪치는 사례도 있다. 또 시설을 혼자만 오래 이용하려는 아이도 있어 다른 아이들과 갈등을 빚어도 부모가 모른 체 하거나 오히려 다른 아이를 기다리게 하는 이기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다가 놀이시설을 아이와 같이 이용하여 불편을 끼치는 부모도 볼 수 있다. 아이들 면전에서는 부모가 부지불식간에 행하는 사소한 언행도 모두 모델이 된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초중학생 안전사고 중에서 24%가 놀이터 사고라고 하고 안전문제로 사용금지 처분을 받은 아파트 놀이터도 5% 정도 된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놀이터 중에는 거의 이용하지 않아 장기간 방치된 곳도 보인다.
시일이 지나면서 근처에 취학전 아이들이 감소되거나 학원에 다니느라 놀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기존의 놀이터를 변경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이 있겠지만 공간을 활용하는 면에서는 작은 공원이나 운동 공간으로 조성하여 주민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방안도 강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치단체의 인력과 예산은 언제나 부족하기 마련이겠지만, 관리 부서에서 주민의 신고에만 의지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시설을 점검하여 훼손된 곳은 가능한 조속히 보수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는 구호는 어린이날에만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타성에서 벗어나 현실감있게 일상적으로 구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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