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까지 포획활동 중단
영농철 잇단 피해에도 무방비

“고추밭이 쑥대밭이 됐는데 U-20월드컵이 끝나기 전까지 유해조수 포획이 불가능하다고 해 막막합니다.”
인제군 북면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김모(63)씨는 지난 17일 오전 밭에 나갔다가 전날 밤까지 정성들여 작업해 놓은 밭이 쑥대밭으로 변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밭에는 고라니로 추정되는 유해조수의 발자국이 여러군데 찍혀 있었다.이날 바로 군청에 피해 신고를 한 김씨는 군이 운영하는 유해 야생동물 피해방지단에서 고라니를 포획해줄 것을 기대했다.그러나 그는 군관계자로부터 “경찰에서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열리는 6월 11일까지 총포 사용을 금지한다는 협조 요청을 받아 유해 야생동물 포획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김씨는 “영농철 야생동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고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며 “농사 준비를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엉망이 된 밭은 어떻게 수습해야할지도 모르겠다”며 망연자실했다.
영농철을 맞아 농민들이 유해조수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경찰청이 각 지자체에 U-20 월드컵 기간동안 총포 사용 금지 협조 요청을 해 농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경찰이 총포 사용 금지 요청을 한 것은 전국 각 지역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와 시민 응원전 등 과열된 분위기에서 총기 안전사고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도내 각 시·군에 구성된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은 월드컵이 개막된 지난 20일부터 야생동물 포획 활동을 전면 금지했다.
더욱이 인제 등 일부 지자체는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을 구성했지만 월드컵이 폐막하는 내달 11일 이후부터 운영하기로 해 유해조수 피해를 당한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각 지역 경찰서에 보관된 총포류도 월드컵 기간에는 대여가 금지된다.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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