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남북교류’ 실마리, 정세안정의 두 축 복원 필수

지난 10여 년 간 경색일로를 걸어온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분수령을 맞고 있다.그동안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도발이 잇따르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강화돼 왔다.북한은 이런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무력도발을 강행하면서 정세의 불안정성을 키워놓았다.이 때문에 기대를 걸었던 6자회담을 비롯한 모든 대화채널마저 중단된 지 오래다.그러나 이 같은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도 지난달 10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변화의 눈(目)이 생긴 것은 다행이다.

지난 24일 전북무주에서 개막된 2017 세계태권도연맹(WIF) 주관 선수권대회에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선수단이 참가한 것은 여러 시사점을 던져준다.극도로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서도 선수단을 파견 그동안 중단돼 온 남북체육교류 재개의 물꼬를 튼 것이다.특히 지난달 새 정부출범 출범이후 북한의 무력도발을 중단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대화의 여지를 만들어 왔고 이에 대한 북한의 첫 번째 반응이 아닐 수 없다.

그 의미와 그 파장이 어떻게 이어질지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일단 관계변화의 새로운 가능성이 생긴 것은 분명하다.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4일 이번 태권도대회 개막식에서 참석,새 정부 출범 후 첫 남북 체육교류협력이 이뤄졌다며 그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문 대통령은 또 스포츠가 모든 장벽과 단절을 허무는 가장 강력한 평화의 도구라며 미·중간의 핑퐁외교와 축구를 통한 남아공의 흑백통합의 사례를 꼽았다.새 정부의 남북교류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의 남북 체육교류가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그동안 조직위원회가 북한 참여 가능성을 꾸준히 타진하고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해 왔다.이런 점에서 앞으로 북한의 태도와 내달 초로 예상되는 문 대통령과 바흐 IOC 위원장간의 만남을 주목한다.북한의 참여가 인류의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극적으로 발현할 기제라는 점에서 뜻을 모아가야 한다.

한미와 남북관계는 한반도 정세를 규정하는 두 축이다.현실적으로 안정적인 한미관계 없이 우리나라 안보와 동북아의 정세 안정을 이루기 어렵다.이런 점에서 29~3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중요하다.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북핵 해법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고 양국 간 통상문제도 큰 틀에서 새 접점을 찾아야 한다.변화의 눈이 생긴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재구축할 절호의 기회다.냉정하게 그러나 열정을 같고 이 골든타임을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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