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성   강원수필문학회장
▲ 박종성
강원수필문학회장
공직에서 정년퇴임을 한 지 10년이 가까워지고 있다.강산이 변할 만큼의 세월이 흘렀다는 말이다.퇴직을 하면서 60세에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었는데 이젠 일 없이 지내는 것에 익숙해졌다.그러다보니 어느새 칠순에 당도해 있다.나이 일흔을 비유하는 말로 종심(從心)이라 한다.공자가 이르기를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七十而從心所慾不踰矩)라며 “나이 일흔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를 넘어서거나 어긋나지 않는다”고 했다.이는 자신이 스스로 판단해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면서 지내도 허물이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드려진다.

나는 퇴직 이후 취미생활을 통한 변화를 추구해 왔다.제일 먼저,허리디스크 치유를 염두에 두고 자동차 대신 걷기운동을 시작했고 유산소 운동으로 수영과 자전거타기를 선택했다.다음으로 정신건강을 도모하기 위해 글쓰기,노래 부르기,통기타 배우기 등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교류의 폭을 넓혀왔다.근래에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은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로 선발된 점이다.지난해 하반기,올림픽 자원봉사자 선발에 관한 공고문을 보게됐다.자격기준상 결격요인은 없었지만 내심으로 나는 나이가 많아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무심히 지나쳐 버렸다.그런데 뜻밖에도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 준 사람은 아내였다.평생,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평창올림픽의 일원이 될 수 있는 자원봉사자에 과감히 도전해보라는 뜻이었다.

고심한 끝에 용기를 내어 선수단지원 분야에 신청서를 냈다.다행히도 1차 관문인 서류전형을 통과해 전국 9만 명의 대열에 오르게 됐다.그 다음 선발과정은 외국어(영어) 능력 시험이었다.시험은 개인자택에서 인터넷을 통해 영상과 녹음방식으로 진행됐다.시험시간은 짧았고 간결했다.리딩 부문은 5분에 30문항,스피킹 부문은 5분에 7문항이 주어졌다.시험을 어떻게 치렀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시험결과는 바로 다음날,인터넷을 통해 전달받았다.요행인지 행운인지 ‘합격’ 통보를 받았다.이 때 비로소 뿌듯한 자긍심을 갖게 되었고 4만 명의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그 다음으로,최종 선발과정인 면접시험을 치르게 됐다.시험의 주안점은 자원봉사자로 지원하게 된 동기,정신자세,일반 소양,동계올림픽에 대한 상식 등이었다.시험을 치르고 난 뒤 2개월 여 만에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드디어 자원봉사자 최종 선발인원 1만6000명의 명단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그 후,2회에 걸쳐 소양교육을 받았으며 앞으로 부서배치 결정이 나면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올림픽기간에 평창에서 근무하게 될 것이다.올림픽 자원봉사자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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