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삶’이 확장되며 결혼관이 유연해지긴 했지만 결혼은 여전히 ‘해야 할 일’로 인식된다.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전국 20∼39세 성인 남녀 2000명(미혼자 1000 명,기혼자 1000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80.2%가 ‘결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그러나 결혼문화에 대해서는 94.6%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과다한 혼수와 예물예단,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허례허식에 거부감을 보인 것.주거를 제외한 평균 5000여만 원의 결혼비용 또한 큰 부담으로 여겼다.
이런 부정적 인식은 작은 결혼,착한 결혼,환경(에코)결혼식이라는 트렌드를 불러왔다.작은 결혼식은 비용을 최소화하고,복잡한 예식절차를 과감하게 생략한 것이 특징.하객은 가족과 지인들이며 20~30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결혼식 무대다.환경결혼(에코웨딩·eco wedding)’도 인기.천연소재로 만든 웨딩드레스를 입고,재생 용지를 사용한 청첩장을 만들어 친환경 결혼식을 치르는 것이다.착한 결혼은 절약한 결혼자금과 축의금을 복지시설 등에 기부하는 형태로 발전했다.결혼의 의미를 극대화 시킨 것.
이처럼 결혼 문화는 전환점을 맞았다.‘가문 간 결합’으로 여겨졌던 결혼식이 개인의 기호와 가치관을 표현하는 ‘나의 축제’로 변한 것이다.‘효리네 민박’으로 친숙해진 이효리·이상순 결혼을 시작으로 배우 원빈·이나영,구혜선·안재현,유지태·김효진,핑클 출신 성유리 등은 모두 기부를 택한 ‘착한 결혼식’ 주인공들.이들은 ‘작고 따뜻하며 의미 있는 결혼식’을 통해 결혼의 의미를 배가시켰다.타인을 위한 결혼식이 아닌 나만의 결혼식으로.올 가을엔 그런 결혼식이 많아지기를….마음 넉넉하게!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