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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과 강릉

최재규 2017년 11월 10일 금요일
▲ 최재규   전 강원도의회 의장
▲ 최재규
전 강원도의회 의장
2017년 10월초,단군 이래 최초라는 10일간의 연휴기간 중에 개봉한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다.청나라의 공격에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조정,남한산성에 갇혀 버린 임금과 신하와 백성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이 영화를 보면서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를 생각해보 았다.대의를 지키자는 예판(김윤석 분),치욕을 감내하더라도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판(이병현 분)의 소신이 격돌을 한다.결론적으로 내 생각을 말하자면 둘 다 맞고 둘 다 틀리다.사실 상기 두 개의 소신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하나로 분리하기가 어렵다.

대의는 자존심이요,치욕을 감내하는 것은 현실이다.현실에서는 자존심을 굽히면서도 살아가야만 한다.삶이란 것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은 이런 백성들의 마음을 대변한다.그러면서도 자존심이 무너지면 삶이 힘들어진다.구차해지고 때로는 과격반응도 나오고 균형적인 사고를 잃어버리기 쉽다.이럴 경우 삶이 피폐해지니 차라리 사는 거보다는 죽는 게 낫다는 속언이 나오기도 한다.사회의 온갖 병리현상은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다.

최근 한국의 주변환경이 이와 유사하다.사드 갈등으로 불거진 중미갈등은 한국의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롯데그룹이 중국에서 일부 사업을 접었고 화장품을 비롯한 각종 업황이 타격을 입었다.유커의 감소로 인하여 이른바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물론 최근 한국과 중국 간의 대화가 진척되면서 사드 문제로 인한 양국간 경제협력은 예전처럼 복원한다는 뉴스가 있었다.그러나 이마저도 3No와 관련한 정책적 고려가 뒤따른다고 하니,사실 언제 이것이 또 뒤집혀질지 모른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지만,이런 논리는 강릉에도 해당이 된다.강릉은 이렇다 할 공장도 없이 녹색산업으로 대변할 수 있는 관광산업으로 먹고 사는 도시가 된 지 꽤 오래 된다.정부의 정책으로 인하여 관광객이 감소하면 곧장 재채기를 해야 하는 것이 강릉이다.이 즈음 강릉의 관광산업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본다.예로부터 관국지광(觀國之光)이라 하여 관광은 수려한 자연과 지난 역사가 만들어놓은 위대한 유물들을 보여주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그러나 이런 관광의 패러다임으로는 금번과 같은 고래 싸움이 벌어지면 쉬이 회복하기가 어렵다.이른바 자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다행히 강릉은 이런 측면에서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 그 원동력은 강릉단오제를 비롯한 학산오독떼기,사천하평답교놀이,건금마을용물달기,관노가면극,강릉농악 등 각종 무형문화유산이 많다는 것이다.이런 전통문화유산과 더불어,강릉예총 내 소속된 문인협회,사진협회,무용협회,미술협회 등 여러 협회에 소속된 문인,예술가들이 즐비한 곳이 강릉이기도 하다.오늘날 강릉의 관광산업이 부흥하느냐 하는 것은 이런 유무형의 재산을 어떻게 잘 연결시키는가에 달려 있다.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았던가?

다시 한 번 남한산성을 생각해본다.영화를 본 사람들은 이판과 예판을 주요 논지를 읽고 두 사람의 생각에 대해 동조를 하던지 비판을 하던지 할 것이지만 필자는 이판도 싫고 예판도 싫다.중요한 것은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이판이나 예판이 아니라 백성에 맞추어져야 한다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상기 영화는 필자의 소신과는 차이가 있다.이도저도 아닌 중간을 세상에서는 세칭 회색분자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좋은 말로 골라 표현하면 회색은 중용인 것이다.백성들은 이도저도 잘 모른다.그저 무탈하게 살아가기만을 기원한다. 그런 백성들의 마음이 바로 중용의 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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