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 낚싯배 사고,‘세월호 참사’ 판박이 명심해야

인천 영흥도 앞 인근 해상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긴급 구조된 7명마저 중태여서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대통령까지 나서 구조·수색작업을 독려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사고해역의 물살이 강해 실종자들이 멀리 휩쓸려갔을 가능성이 높다.해경 등 재난당국은 인적·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이번 사고는 선원과 승객 22명을 태운 낚싯배(9·77t)가 급유선(336t)과 충돌하면서 발생했다.사고 직후 낚싯배가 침몰,인명피해를 키웠다.구조과정에 허점은 없었는지 신속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번 사고는 지난 2015년 제주 추자도 인근에서 발생한 낚싯배 돌고래호 사고와 비슷하다.승선 인원과 피해 규모가 판박이다.당시 낚싯배엔 21명이 승선했으나 18명이 사망·실종됐다.기상악화로 출항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하게 항해에 나섰다가 화를 당한 것이다.이번에는 급유선과의 충돌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아직 모든 게 확실치 않다.승선 인원은 정확한지,낚싯배 운항은 적합했는지,사고후 대응과 구조작업은 매뉴얼대로 진행됐는지 등이 규명돼야 한다.사고해역에 구조대가 도착한 시간과 신고 시간을 정확히 파악,늑장 여부를 가려야 한다.

이번 사고는 선박의 안전과 해상 사고의 문제점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낚싯배와 나홀로 조업시 발생하는 사고가 특히 염려스럽다.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낚싯배와 소형 어선에 대한 감독·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이번 사고는 2015년 발생한 ‘돌고래호 전복’과 마찬가지로 해상 안전불감증과 초기대응 부실이라는 오점을 남겼다.같은 실수가 되풀이 된 것이다.긴급 재난사고에 대한 대처가 ‘말 따로,행동 따로’인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 4년이 흘렀지만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은 나아지지 않았다.낚싯배 등 소규모 어선을 타는 일반인이 늘어나는데도 승선관리와 운행 원칙 등은 여전히 주먹구구식이다.이용자들도 ‘나하나쯤은’,‘설마’하는 안일한 생각에 사로잡혀 안전규칙을 귀찮고 번거롭게 여긴다.이래서는 매년 반복되는 크고 작은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 없다.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어선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만 200명에 달한다.어로작업 중 추락사한 경우가 89명으로 가장 많고 나홀로 조업중 사고를 당한 경우도 65명에 이른다.해상 안전시스템을 재정비,되풀이 되는 사고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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