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일 고위 회담 제의,올림픽·동북아정세·남북문제 풀 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멀지 않다고 한다.한 치 앞을 분간키 어려웠던 남북관계가 극적 대화의 실마리를 찾았다.지난해 남북 관계는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위기의 연속이었다.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기본적으로 남북관계에 달려있다.남북관계는 2008년 금강산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10여 년 째 교착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특히 최근엔 북한 핵 개발에 미국의 강력한 대응 기조가 유지하면서 ‘군사옵션’까지 거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같은 정세는 평창올림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올림픽은 지구촌의 화합과 연대를 확인하고 평화를 상징하는 축제다.이런 지구촌 축제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그 중에서도 분단 자치단체 강원도에서 열린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 의미가 있다.한반도의 냉전과 분단이 그만큼 올림픽의 의미를 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북한의 무력도발은 이런 지구촌의 잔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 직·간접 위협요인이 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와 조직위원회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올림픽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어떤 형태로든 결정을 해야 할 때다.엊그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의 성과적 개최를 기대한다며 국면 전환의 물꼬를 튼 것은 다행이다.그는 대표단 파견을 위한 필요한 조치와 남북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사태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고 새해 첫 날 상생의 해법을 찾은 것이다.

정부도 어제(2일)오는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남북 당국 간 회담을 갖자고 화답했다.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이 마주앉아 평창올림픽 북한 참가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전 남북대화 복원과 북한의 올림픽 참여를 위한 후속방안을 조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정부가 신속·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본다.

그동안 정부나 조직위,강원도는 북한의 막판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해 왔다.IOC(국제올림픽위원회) 또한 같은 기조를 견지해 왔다는 점에서 실무적으로 문제는 없을 것이다.사태를 전적으로 낙관하기 이르지만 정성을 다하면 극적인 반전이 가능할 것이다.당장 올림픽 성공은 물론 한반도 정세변화의 거대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지난 10여년의 냉전을 끝내고 민족화해와 남북 상생의 길을 다시 여는 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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