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성공·관광올림픽 견인 역할
천년향·미디어아트쇼 감탄 연발
사후활용 불투명·계획수립 시급
문화올림픽 결산

그야말로 ‘날마다 문화가 있고 축제가 되는’ 문화올림픽이었다.전 세계인의 겨울 스포츠 축제 평창올림픽을 맞아 도 전역에서는 연일 풍성한 문화 프로그램이 펼쳐지며 올림픽에 문화적 감동을 더했다.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외에서 수준 높은 문화행사를 선보이며 문화올림픽 열기를 조성했으며 평창올림픽 조직위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올림픽 개·폐회식과 베뉴 내 문화행사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특히 개최지 강원도는 지역 특색을 반영한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으로 ‘강원의 문화로 하나 되는 평창문화올림픽’을 실현하기 위해 행·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세계인의 축제를 더욱 뜨겁게 달군 강원도 문화올림픽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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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관람객 50만 명 돌파…흥행 성공

올림픽 개막에 앞서 지난 3일 개막축제를 시작으로 22일간 펼쳐진 강원도 문화올림픽은 지난 24일 기준 누적관람객 54만 명의 흥행 성적을 거뒀다.특히 국내·외 여건상 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선전했다는 평가다.도는 지난 2013년 평창올림픽의 비전 중 하나로 문화올림픽을 선정하고 일찌감치 준비에 돌입했다.강원도립극단 및 평창비엔날레(현 강원국제비엔날레) 조직을 구축하고 도내 각 시·군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1시군 1문화예술공연 육성에 나섰으며 G-2년,G-500일,G-1년,G-100일 등 계기성 문화행사를 꾸준히 선보이며 문화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를 치르는 동시에 축제 열기를 끌어올리고자 했다.

그러나 정부와 강원도 준비 조직 간 소통 부족과 예산 편성 지연,대통령 탄핵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며 문화올림픽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강원도 문화올림픽 통합추진단(이하 추진단) 구성이 지난해 7월에야 완료됐다.국비 지원 또한 지난해 10월 이후 배정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용역사 선정이 개막을 불과 한 달 앞둔 지난달까지 진행됐다.

또 추진단 출범 후 평창겨울음악제와 강원국제비엔날레를 제외한 나머지 메인 프로그램이 대부분 신규 사업으로 구성돼 사실상 강원도 문화올림픽은 3~4개월 만에 급작스럽게 기획됐다.그러나 촉박했던 준비 기간에 비해 강원의 전통문화를 비롯해 미디어아트,케이팝(K-POP) 공연 등을 활용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50만 명이 훌쩍 넘는 관람객의 발길을 모으며 성공적인 평창올림픽 개최에 힘을 보탰다.



■전통과 현대를 아울러 ‘강원’을 담다

문체부,평창올림픽 조직위와 달리 문화올림픽 추진단은 ‘강원도가 주는 영감’을 주제로 개최지 강원도를 담아낸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을 대거 선보여 국내·외 관광객에게 강원 문화를 소개하는 동시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관광 올림픽’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원도 테마공연으로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파괴한 이머시브쇼 ‘천년향’을 올림픽 기간 상설로 진행했으며 강원도의 수려한 자연을 무대로 파이어아트쇼 ‘헌화가’,미디어아트쇼 ‘청산별곡’,라이트아트쇼 ‘달빛호수’ 등 새로운 시도의 프로그램을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세계 유일 분단 지역인 강원도의 특성을 반영한 DMZ아트페스타 ‘평화:바람’도 눈길을 끌었으며 강원도를 중심으로 국내·외 공연을 릴레이로 선보이는 ‘아트 온 스테이지’로 축제의 흥을 돋웠다.평창겨울음악제와 강원국제비엔날레는 전 세계 아티스트의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를 선보이며 강원 문화의 저력을 과시했다.이 밖에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K-POP월드페스타와 한일중 올림픽 컬처로드,원주윈터댄싱카니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도내 각 시·군은 넌버벌 퍼포먼스 ‘백오’,단종국장 재현,대도호부사 행차,정선아리랑극 ‘아리 아라리’ 등 강원 전통문화의 매력을 전하는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었다.



■레거시 대책 미흡…향후 과제 산적

흥행은 성공했으나 이번 문화올림픽은 준비 시간 부족으로 여러 부분에서 한계를 보였다.진행 일정은 물론 프로그램명조차 개막 직전에 확정된 만큼 국내는 물론 외국 선수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전 홍보가 거의 전무해 아쉬움을 남겼다.문체부와 평창올림픽 조직위는 물론 도내 각 시·군과도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문화올림픽 안내 리플렛과 홈페이지 등이 별도로 마련되는 등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상 문제를 고려하지 못해 차질을 빚은 행사도 있었다.‘달빛호수’는 강풍으로 조형물이 훼손되며 대회 기간 17일 중 8일 동안 운영이 중단됐으며 ‘헌화가’ 역시 겨울철 건조한 대기 상황으로 인해 행사의 핵심인 ‘버닝 퍼포먼스’를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이 강릉에 쏠리면서 ‘평창 소외론’도 지적됐다.이태수 예총평창지회장은 “문화올림픽을 강조한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수준 높은 문화행사가 평창에서 열려 지역민의 문화향유를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올해 강원도 문화올림픽 행사에만 580여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만큼 사전에 체계적인 레거시 창출 계획을 세워 강원 문화 발전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됐으나 상당수가 ‘이벤트성’ 행사로 진행돼 아쉬움을 남겼다.무대 시설에 20여억 원이 투입된 ‘천년향’ 공연을 비롯 ‘청산별곡’ ‘달빛호수’ 등은 모두 올림픽과 패럴림픽 직후 철거될 예정이어서 사후 활용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특히 문화올림픽의 핵심 콘텐츠로 수년에 걸쳐 발전시켜온 평창겨울음악제와 강원국제비엔날레도 현재까지 올림픽 이후 유지 여부가 명확치 않아 신속한 입장 정리가 뒤따라야 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최문순 도지사는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이제는 패럴림픽과 사후 유산 창출을 위해 전념할 것”이라며 “특히 문화올림픽을 통해 얻은 문화 자산을 강원도에 정착시킬 수 있도록 이른 시일 내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평창올림픽 이동편집국/한승미·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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