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호 한국자료분석학회 부회장
수년전까지 성적 희롱(sexual harassment)이란 개념이 없었다.물론 성적 폭력(sexual violence)이란 개념은 존재했다. 요즘엔 성적 희롱이란 개념이 보편화되어 조심스럽다.그러나 사람마다 성적 희롱에 대한 개념이 달라 여전히 다툼이 많다.시산제를 마치고 하산해 막걸리를 수 통 비웠다.버스를 타고 오다가 버스가 잠깐 흔들렸다.남직원이 우연히 여직원 좌석으로 넘어졌다.엎어진 김에 한마디 했다.“참,이쁘시네요!” 다음 날 전화벨이 울렸다.인사과 직원이 “어제,산에 갔다 오다가 무슨 일이 있었어요?” 물어보는 전화였다.“큰일 났어요.성희롱 당했다고 정식으로 접수했어요.” 그런 일이 있었나? 그러나 변명의 여지가 없다.할 수 없이 전도가 창창한 남직원을 지방사무소로 전보시킬 수밖에 없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개념이 달라 낭패 본 사례도 많다.베트남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결혼중개소에 신청할 때 직업을 적어내야 한다.민박집 운영이라고 썼는데 베트남에는 민박집이 없다.민박집을 설명하다 이해가 안 되니까 그만 호텔을 운영한다고 했다.상대방은 호텔을 운영하는 부자와 결혼하는 줄 알고 좋아했는데 시골의 허름한 민박집을 보니까 그만 꿈이 깨지게 되었다.개념의 차이로 큰일이 벌어진 것이다.그만큼 개념 정의가 중요하다.
최근 미투(#MeToo) 운동이 한창이다. 권력형 갑질에 대한 항거이다.남성과 여성 간 권력의 불균형에 대해 이제까지는 그러려니 등한시 한 면이 많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남자들은 개념이 없었다.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지는 보편적인 윤리와 상식적 행동양식이 부족하다는 말이다.따라서 개념이 없는 사람들은 자기가 뭘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정리하자면,개념이란 우리의 의식 속에 구성된 인식의 틀이며 우리는 그것을 통해 세계를 파악해 간다.그 개념은 각 사물들이 가진 보편적인 특성을 파악하려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대상에 상응하여 살아 움직인다는 점에서 생동하는 우리 의식의 활동성인 것이다.감정은 자기의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지만,이성은 개념화하는데 그 본질이 있다.이성적인 사람들은 개별적인 것을 묶어 범주화를 하고 개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다.남성들이여! 이성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개념을 확실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