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는 늘 말썽이다.비록 무죄로 판명되긴 했지만 ‘박근혜·최순실게이트’사건을 맡은 이영렬 전 서울지검장도 ‘돈봉투 만찬’으로 곤욕을 치렀다.자신이 주재한 만찬에서 검찰국 과장 2명에게 1인당 9만5000원의 식사를 제공하고 100만원의 돈을 건넨 것이 문제가 됐다.검찰은 “공직자가 그 명목에 상관없이 1회에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안된다”며 청탁금지법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돈봉투의 성격을 “상급 공직자가 위로·격려의 목적으로 하급자에게 제공한 금품”이라고 본 것.그럼에도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치판의 돈봉투는 고질적이다.박근혜 정부에서 불거진 고 성완종의원 사건과 2008년 박희태 국회의장 사건도 모두 돈봉투가 빌미가 됐다.도내에서도 돈봉투 사건이 비일비재했다.1990년대 도의회 의장선거 사건과 2008년 총선 때 발생한 김택기 전 의원의 ‘돈보따리 사건’이 대표적이다.당사자들이 모두 사법처리됐지만 돈과 얽힌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도내 모 기초단체장 후보가 돈봉투를 돌리다 적발돼 사법처리될 운명이다.황금만능주의가 부른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한 때 촌지(寸志)가 크게 유행했다.‘마음에서 우러나는 작은 뜻’을 봉투에 담아 전달하곤 했던 것이다.그러나 이 마저도 김영란법이 시행되며 자취를 감췄다.오히려 교단에서는 촌지 때문에 곤란을 겪게 될 것을 우려,‘스승의 날’행사도 갖지 않는다.오해를 살만한 일들을 사전 차단한 것이다.그러나 정치판은 예외다.돈냄새가 풀풀 풍긴다.이권,출세를 위해 돈봉투를 꾹꾹 찌르고 검은 거래를 서슴지 않는다.뇌물이자 ‘꾹돈’이다.특검으로 넘겨진 ‘드루킹 사건’은 어떤 결말을 맺을지….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