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정상궤도 복귀했으나 불가측성 완전 제거되지 않아

북·미 정상회담의 문이 다시 열렸다.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나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는데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두 정상은 특히 이번 2차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를 거듭 확인,트럼프 대통령이 취소한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높였다.백악관도 2차 남북정상회담직후 “미국의 북·미 정상회담 사전준비팀이 회담이 열릴 때를 대비하기 위해 예정대로 싱가포르로 떠날 것”이라고 했다.이에 앞서 트럼프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내달 12일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전망한 뉴욕타임스 보도를 ‘오보’라고 일축하며 “6월12일 북미정상회담이 바뀌지 않았다”고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파국으로 치닺던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정상화시키면서 한반도의 불확실성은 상당부분 제거됐다.남북 관계도 한층 밝아졌다.두 정상이 26일 회담에서 북미 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한 것이다.무엇보다 판문점선언 후속 조치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오는 6월 1일 개최키로 한데 이어 군사 당국자 회담,적십자 회담 등 부문별 회담을 추진키로 했다.8·15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주말을 전후로 종잡을 수 없이 좌충우돌하던 한반도정세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남·북·미 3자의 드라마틱한 외교전을 통해 우리는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절감했다.또 남북 당사자만으로는 한반도 정세안정과 평화구축이 쉽지 않다는 점도 확인했다.남북이 이런 상황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언제 어떤 상황과 맞닥뜨릴지 알 수 없게 된 것이다.트럼프대통령의 즉흥적이고 자국 이익 중심의 외교전술에 대해서도 대비할 필요성이 커졌다.북미 정상회담 취소 사태에서 보듯 그의 외교술은 동맹 관계를 수시로 무시한다.철저히 이익 중심이다.이런 외교술은 한반도를 둘러싼 4대 강국도 마찬가지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남·북·미 3개국이 정상궤도로 들어섰으나 불가측성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볼 수 없다.3국이 지향하는 목표가 일치하더라도 방법상의 차이는 여전하다.자신의 구미에 맞지 않으면 또다시 입안에 넣었던 음식을 뱉고,다른 것을 요구할 지 모른다.3국은 소통방식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신뢰부터 쌓아야 한다.국제관례를 무시한 일방적인 외교 전략은 모두로부터 외면 받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북한과 미국은 서로에게 좀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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