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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고창신

<法古創新>

조성근 2018년 05월 29일 화요일
▲ 조성근 홍천문화재단 이사
▲ 조성근 홍천문화재단 이사
법고창신(法古創新)이란 말이 있다.이것은 옛 것을 되살려 새로운 것을 창조하자는 뜻이다.농촌에 고향을 둔 60대 나이의 우리세대는 어렸을 때 이맘때 쯤이면 아버지와 이웃어른들의 논밭가는 소리를 수없이 들으며 청소년기를 보냈다.기계문명이 발달하여 지금은 농촌의 어느들녘을 가도 논밭에서 소를 모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필자는 사라져 버린 전통농경문화를 복원하고 전승 보존하기 위해 2009년부터 지역 경로당을 순회하며 겨릿소 밭가는 소리꾼을 발굴해 해마다 겨릿소 밭가는 소리 경연대회를 주최하며 선발된 소리꾼을 중심으로 홍천군 겨릿소 밭가는 소리 전승보존회를 창단해 활동하고 있다.이를 통해 한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전해 개인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고,강원도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도 2회에 걸쳐 도지사상인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는 쟁기질꾼의 소리를 잘 알아듣는다.‘이려’ 하면 가고 ‘워워’하면 멈춘다.‘안소야 마랏소야 한고랑 올라스거라’ 하면 한고랑씩 올라 선다.‘해가 서산에 진다 빨리가자’하면 소는 속도도 낸다.‘허후 어후’하면 논 밭머리에서 두 마리의 소는 발을맞춰 연장을 끌고 나간다.한참을 갈다 힘이들면 ‘워 워’ 하는데,이때가 소를 쉬게해주는 시간이다.쟁기질꾼은 논 밭 머리에 앉아 막걸리 한 대포를 들이키며 저놈에 논밭을 언제 다갈아업나 하면서 한숨을 푹쉰다.쟁기질꾼은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오늘 못다하면 내일하지 하는 여유로움도 만끽한다.하루일을 마치고 마굿간으로 들어온 소들은 저녁여물을 허겁지겁 먹는다.이때 아버지는 ‘천천히들 먹거라 체할라 그래야 내일 또 논 밭을 갈지’라고 말하면 소는 알아들었는지 그저 여물먹는데만 열중한다.

한국은 OECD국가중에서 자살율이 최고 수준이라는 발표가 나왔고,온 국민은 감정조절을 잘 못하는 극단적 이기주의에 헤매고 있는 것 같다.정치하는 분들도 예외는 아닐 듯 싶다.왜 이렇게 됐을까? 빨리빨리 서두르는 성과위주의 사고로 인해 거기에 적응 못하는 젊은이들이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나 생각된다.나 아니면 안된다,내 생각이 최고다며 배려를 모르는 이 시대에 순리(順理)란 단어는 의미조차 없어 보인다.내 자식의 눈높이를 모르고 무조건 남보다 앞서는 것이 최고인 줄 아는 이 시대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논밭갈이하는 쟁기질꾼의 소리처럼 서두르지말고 아이들을 키워보면 어떨까.옆사람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도 가르쳐주며 아이들을 키워보자.말 못하는 가축에게 논밭갈이를 가르쳐 자연에 순응하며 힘든 고생을 낙으로 승화시키며 살아오셨던 조상님들의 지혜를 생각해보며 법고창신(法古創新)해 보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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